미국선 대형 금융투자회사들 시장 주도 높은 브랜드 인지도·낮은 보수율 등 강점 뱅가드·찰스스왑 등 관리자산 규모 월등 자문 인력 24시간 상품 관련 문의 응대
로보어드바이저의 본고장 미국에서는 기술업체보다 뱅가드, 찰스스왑 등 대형 금융투자회사들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뱅가드의 지난해 말 기준 로보어드바이저 관리자산 규모는 520억달러, 찰스스왑은 123억달러로 기존 로보어드바이저 기술업체의 관리자산 규모(1억~4억달러)를 크게 앞선다. 이는 대형 금융투자회사들이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넓은 고객층, 낮은 보수율 등의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미국의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자문인력서비스'와 '알고리즘 기술'이 결합된 이른바 '하이브리드 어드바이저' 서비스 출시가 가속화되고 있다.
하이브리드 로보어드바이저는 기본적인 자산배분은 알고리즘에 의해 자동적으로 이뤄지지만, 자문인력이 투자자의 투자목표·재무상황 등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구체적으로 조정해주는 것을 말한다. 즉, 인간과 로봇이 함께 투자자의 자산관리를 돕는 셈이다.
대형 금융투자회사 중에서는 뱅가드와 찰스스왑, 메릴린치 등이 하이브리드 로보어드바이저를 선보였다.
로보어드바이저 업계 1위인 뱅가드는 지난 2015년 가장 먼저 하이브리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인 '뱅가드 퍼스날 어드바이버 서비스(Vanguard Personal Advisor Services)'를 출시했다. 뱅가드는 투자자가 홈페이지·모바일 앱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운용상황을 점검할 수 있도록 했으며, 투자금액 50만달러 이상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언제든지 자문인력과 전화, 이메일, 화상채팅 등을 통해 상담할 수 있도록 했다.
뱅가드에 이어 업계 2위 찰스스왑도 지난해 말 자문인력 관리 서비스가 포함된 하이브리드 로보어드바이저 '스왑 인텔리전트 포트폴리오(Schwab Intelligent Portfolio)'를 출시했다. 또한 메릴린치도 지난 2월에 '메릴 에지 가이디드 인베스팅(Merrill Edge Guided Investing)'을 선보였다.
이들 하이브리드 로보어드바이저는 전용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수분 내 가입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투자자가 개인정보, 투자목표, 투자금액 및 기간, 위험감수도 등 10여개의 질문에 응답하면, 로보어드바이저가 투자전략 및 포트폴리오를 추천해주고 필요 시 계좌도 개설해준다. 가입과 포트폴리오 관리, 자문 등 모든 서비스는 온라인 전용사이트를 통해 제공되며, 자문인력이 온라인, 콜센터 등을 통해 24시간 상품 관련 문의를 응대한다.
이러한 하이브리드 로보어드바이저는 일반적인 투자일임 보수율이 0.7~1.0%에 달하는 상황에서, 자문인력의 관리가 추가됐음에도 0.3%로 저렴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때문에 대형 금융투자 회사 뿐 아니라 순수 로보어드바이저 업체 역시 하이브리드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추세다.
베터먼트는 올해 1월 '베터먼트 플러스(Betterment Plus)'와 '베터먼트 프리미엄(Betterment Premium)'이라는 두 종류의 하이브리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출시했다.
최소 가입금액과 보수율에 차등을 둔 이 서비스는 플러스의 경우 1년에 한번 전문가와 전화상담 및 계좌관리를 받을 수 있으며, 프리미엄의 경우 무제한으로 전문가와 상담 및 계좌관리가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자문인력 서비스를 선호하는 투자자들이 증가하고, 순수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의 신규고객 확보에 따른 비용부담 증가 등으로 향후 하이브리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중심으로 시장 재편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