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회기 개최지 싸고 신경전
무역불균형관련 해결방안 제시

막 오른 한·미 FTA 통상전쟁

한·미 두 나라가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및 수정 관련 통상 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미국이 지난 13일 보낸 한-미 FTA 개정 등을 요구하는 공동위원회 특별회기 소집 공식 서한에 우리나라는 한·미 FTA 효과에 대한 객관적 조사를 논의하자고 역공을 펼쳤다. 이에 따라 한·미 FTA 개정 및 수정 논의가 공식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오며 두 나라의 통상 전쟁이 사실상 시작됐다. 당장 특별회기 개최지를 놓고 우리 측과 미국 측이 각자의 진영에서 열자며 첫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지난 13일 미국의 심각한 대 한국 무역적자를 지적하며 한-미 FTA 개정 및 수정 가능성을 포함한 협정 운영상황 검토를 하자며 협정문 규정에 따라 공동위 특별회기 소집 요청 서한을 주미대사관을 통해 보냈다. 이에 우리는 지난 24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취임과 동시에 공동위 특별회기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답신을 미국에 보냈다. 우리는 특별회기에서 한·미 FTA 발효 이후 효과에 대해 두 나라가 공동으로 객관적인 조사, 연구, 평가를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에 대해 논의하자고 역제안했다. 한·미 FTA 효과를 미국의 주장처럼 한국만이 본 것이 아니라 미국도 성과가 있다는 판단하에 당당하게 미국의 제안을 받아친 것이다.

사실 미국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미국의 조치도 과한 부분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 발효 이후 한국 자동차의 대 미국 수출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며 재협상을 주장하고 있다. 한국의 대 미국 자동차 수출액은 2011년 86억3000만달러에서 2016년 154억9000만달러로 12.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 자동차의 한국 수입액은 3억5000만 달러에서 16억8000만 달러로 37.1% 늘었다. 증가율은 미국이 3배가량 높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업계의 대미 수출 대수는 전년 대비 9.5% 감소한 96만4000대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 두 나라 간 수출 증가율은 한국이 0.9% 감소한 반면 미국은 22.1%의 큰 폭 증가를 기록했다. 철강업종에 대해서도 한국 업체가 덤핑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불공정거래라고 보고 있으나 과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이에 우리 측은 이번 특별회기에서 개정 및 수정 논의는 피하고 한·미 FTA의 객관적 사실관계를 따질 계획이다. 또 미국이 주장하고 있는 무역 불균형에 대해선 FTA 이행 및 무역장벽 해소 등을 해결방안으로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미국이 이 자리에서 개정 및 수정을 요구할 수도 있지만 협정문상 양측이 개정 및 수정에 동의해야 관련 협상이 진행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특별회기에서 개정 및 수정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은 낮다. 특별회기 개최지에 대한 신경전도 예상된다. 두 나라가 자국에서 특별회기를 열기를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미국의 요구에 객관적 사실을 기반으로 당당하게 대응하겠다"며 "한-미 FTA가 상호 호혜적인 부분부터, (각국에) 부정적인 것 등 모든 것을 평가하고 분석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통상교섭본부장이 임명되면 (한-미 FTA 사안을) 일임해 (한-미 FTA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본부장과 협의해 결정하겠다"며 "개정, 재협상 등 모든 시나리오를 두고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박병립기자 ri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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