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연 나노응용역학연구실 개발 100인치 사이니지 1시간 내 제작 관련특허 69건… 6개사 기술이전
김재현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응용역학연구실 실장이 롤 전사 공정 장비로 제작한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샘플을 확인하고 있다. 기계연 제공
국내 연구진이 신축성이 좋고 전력소모가 적은 차세대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를 기존 LED 디스플레이보다 1만 배 빠르게 양산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응용역학연구실(실장 김재현) 연구팀이 롤 전사를 이용해 생산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제조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마이크로 LED는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크기 단결정 무기물로 구성돼 기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보다 발광효율이 3배 높고, 전력소모는 절반 수준인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자다. 특히 OLED보다 내구성이 우수하고 신축성이 좋아 웨어러블 디스플레이와 자율주행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투명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기기에 활용될 전망이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마이크로 LED 시장은 2017년 2억5000만달러에서 2025년 199억2000만달러 규모로 연평균 54.7%씩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며, 이 중 디스플레이 분야가 98%를 차지할 전망이다.
김재현 기계연 실장은 "정보의 유통이 크게 증가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대량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빠른 디스플레이, 다양한 형태 변화가 가능한 신축성 디스플레이, 전력 소모가 적은 초고해상도 투명 디스플레이 등 신기술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애플을 비롯한 미국, 유럽, 일본, 대만 기업들이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제품을 준비하고 있지만, 상용화를 위해선 높은 생산단가와 낮은 수율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기계연이 개발한 롤 전사 공정은 롤러에 잉크를 묻혀 종이에 찍어내듯 디스플레이 기판을 만드는 제조 기술이다. 디스플레이의 각 픽셀의 스위치 역할을 하는 'TFT 소자'를 롤 스탬프로 들어 올려 원하는 기판에 올려놓고, 다시 LED 소자를 들어 올려 TFT 소자가 배치된 기판 위에 올려놓으면 두 소자 가 결합한 구조가 만들어진다. 기존 LED 디스플레이를 제작하는 '다이본더' 장비는 초당 1∼10개 LED를 기판에 부착할 수 있지만, 롤 전사 기술을 이용하면 초당 1만개 이상의 LED를 전사할 수 있다. 이 공정을 활용하면 기존 방식으로 30일 이상 걸리던 풀HD급 200만 화소의 100인치 디지털 사이니지 제작 기간이 1시간 이내로 줄어들고, 공정 비용도 크게 낮아진다.
기계연은 이 기술 개발로 62편의 논문과 69건의 특허를 출원했으며, 국내 6개 기업에 기술을 이전했다. 디스플레이 분야 중견기업인 루멘스에는 LED 롤 전사 기술을 이용한 디지털 사이니지 제조장비와 공정기술을 이전해 장비 및 제품 생산 매출에 따른 기술료를 받는다. 이들 기업이 양산라인을 구축하면 한국이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주도권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배재웅 미래부 연구성과정책관은 "이번 연구성과는 연구실에 머물렀던 나노기술이 첨단 산업 분야 시장을 개척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