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가장 늦었다. 현대자동차도 인정했다. 4년 전인 2013년만 해도 국내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시장은 1만2000대에 불과했다. 소형차부터 대형차까지 국내를 주름잡고 있던 현대차에 연간 1만대 시장을 위한 투자는 사치에 불과했을까.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코나 발표회에서 "성급한 진출보다는 고객과 시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최적의 기술, 뜨거운 열정을 담아 코나만의 가치를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도광양회다. 시기를 적절히 기다렸다는 의미다. 지난해 국내 소형 SUV 시장은 마침내 10만대를 돌파했고, 올해는 12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는 늦은 만큼 뼛속부터 새로운 차량을 완성했다. 이광국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 부사장은 "코나는 새롭게 설계한 소형 SUV 플랫폼을 기반으로 탄생한 새로운 차"라고 강조했다. 올해 판매목표는 남은 시기를 고려해 2만6000대, 내년은 4만5000대 이상을 기대한다. 과연 코나는 현대차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지난 11일 코나를 타고 서울 여의도 IFC(국제금융센터)를 출발해 경지 파주 일대까지 100㎞를 시승했다. 시승차량은 휘발유 1.6 터보 엔진에 7단 더블클러치트랜스미션이 궁합을 맞췄고, 전자식 4륜 시스템도 얹었다.
출발지가 IFC 내 지하주차장이었던 바람에 운전 초반부터 가파른 경사를 올라가야 했지만, 무리 없이 치고 나갔다. 경유차로 착각할 정도였다. 순간 가속력에 놀라긴 했지만, 노면인지, 차체 앞쪽에서인지부터 시작한 소음이 귀를 간지럽혔기 때문이다.
도로 위로 나서 본격적인 주행 시험에 나섰다. 점심 일찍 길로 나선 터라 자유로 일대는 한적했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고 가속 페달을 천천히 밟았다. 5분의 3을 밟은 느낌이었지만, 이미 계기판 오른쪽 바늘은 시계 2시 방향을 넘어서고 있었다. 코나에 탑재한 1.6ℓ 가솔린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27.0㎏·m의 힘을 낸다. 이 엔진은 코나 바로 윗급인 투싼에 적용하는 엔진을 옮겼다. 동급 소형 SUV들로서는 반칙이 아니냐는 앓는 소리가 나올만하다. 코나가 투싼보다 최대 195㎏ 가벼우니 가속감은 두말할 나위 없다. 주행 안정감은 차체 낮춰 해결했다. SUV라고 하지만, 운전석 시트 높낮이 조절에 따라 승용차와 같은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전면부 디자인은 로우&와이드 스탠스 통해 기존 SUV 대비 낮으면서도 넓어 보이는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코나는 한 체급 위인 투싼보다 100㎜ 정도 차체가 낮으며, 경쟁 모델로 꼽은 쌍용차 티볼리보다도 50㎜ 가까이 낮다. 구불구불한 길에서 노면에 붙어 주행하는 기분이 일품이다. 전자식 4륜 시스템 덕에 고속 주행 시 차선 변경도 뒤뚱거리지 않는다.
시승차량은 최고급 차량에 현대스마트센스와 인포테인먼트 패키지도 더해져 있었다.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옆 차선을 넘어가면 '뚜뚜'하는 경고음이 울리며 이내 스티어링 휠이 스스로 차선을 바로 잡는다. 현대스마트센스에 포함한 차로이탈경고시스템과 차로이탈방지시스템이 작동한 것이다. 안전 시스템과 함께 미러링크 전용 애플리케이션인 '멜론 포(for) 현대'도 탑재했다. 차량 내 설치한 디스플레이를 통해 멜론의 음원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이지만,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블루투스 기능과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야 하는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
이날 시승한 코나는 소형 SUV라기에는 가속성능과 안전성능에서 동급차와 비교할 수 없는 부분이 대체로 많았다. 코나 휘발유차는 1895만원의 가격부터 시작한다. 한 단계 높은 모던과 모던 아트 등은 2095만~2225만원에 살 수 있다. 이날 시승차인 프리미엄은 2425만원이다. 여기에 사륜구동 180만원, 플래티넘 패키지 155만원, 인포테인먼트 패키지 110만원, 현대스마트센스 110만원 등을 더하면 298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