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량·수출 3년 연속 하락세 내수 증가세도 3년 만에 꺾여 하반기 신차 투입 분위기 반전 파업 강행땐 출고 차질 불가피
■상반기 산업계 결산 (5) 자동차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국내 자동차 산업은 올 상반기 '3'의 벽에 우울한 시간을 보냈다. 수출은 3년 연속 감소했고, 내수 판매 증가세는 3년 만에 꺾였다. 자동차 생산량은 3년 연속 떨어졌다. 하반기에도 상황이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파업'이라는 또 다른 악재가 자동차 업계에 드리우고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국내 자동차 생산은 지난해보다 1.5% 감소한 216만2548대에 그쳤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매년 성장을 이어왔던 국내 자동차 생산은 2013년 한 차례 감소했지만, 곧바로 다음 해인 2014년 증가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이후 3년째 생산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의 자동차 생산국 순위는 전 세계 5위에서 6위로 한 계단 떨어졌다.
업체별로 올 상반기 르노삼성을 제외한 현대·기아차, 한국지엠, 쌍용차 등 국산차 4개 업체의 생산량이 일제히 감소했다. 현대차는 지난해보다 0.7% 감소한 88만3590대를, 기아차는 3.5% 줄어든 77만4514대를 생산했다. 한국지엠과 쌍용차는 각각 4.3%, 2.1% 감소한 28만9450대, 7만3587대에 그쳤다. 이는 경기 부진으로 내수 시장의 성장이 둔화한 데다 국내 업체의 최대 수출국인 북미 시장과 신흥국 수출 부진에 따른 것이다.
상반기를 우울하게 보낸 국산차 업체는 하반기 신차를 투입해 분위기 반전에 나설 계획이지만, 파업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현대·기아차는 각각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코나와 스토닉을 출시해 올해 시장 반전에 나설 계획이지만, 회사 노동조합이 파업을 강행할 경우 출고가 제때 이뤄지지 않을 수 있어 이미 계약한 차량 고객 이탈도 감수해야 할 상황이다.
한국지엠 노조는 일찌감치 파업 준비를 끝낸 상황이다. 이 회사는 본사 방침에 따라 국내 생산을 몇 년 동안 줄여 연간 100만대 이상에서 60만대까지 생산량이 떨어진 가운데 파업이 본격화하면 상황이 더욱 악화할 수밖에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공장에서는 매년 임단협으로 인건비 등이 상승함에 따라 인도, 중국 등과 비교해 경쟁력이 지속해서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올해 가뜩이나 어려운 가운데 파업까지 겹치면 국산차 업체의 경쟁력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나마 친환경차는 제품 인식 개선과 정부의 적극적인 보급 정책에 힘입어 올 상반기 전기차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7배 가까이 늘어난 4375대를 기록했다. 정부가 올 전기차 보급목표를 1만4000대로 잡고 있어 하반기에도 전기차의 상승세는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