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재벌개혁 기다리겠지만 시간 많지않다"

"최저임금 정부보전은 '마중물'
가맹사업 종합대책 마련했다"
대한상의 CEO 간담회서 밝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사업자 단체와 재벌의 개혁 노력에 대해 "최대한 기다리겠지만 한국 경제에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17일 대한상공회의소 최고경영자(CEO) 조찬간담회에 '새 정부의 공정거래정책 방향' 제목의 강연자로 참석해 "서둘러 주시길 기대한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사업자 단체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비롯됐다. 김 위원장은 "사업자 단체가 자신의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개선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이익 단체 뿐 아니라 자율기구 역할을 하지 못하면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겪는 불행한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한 참가자가 김 위원장이 스스로의 변화를 강조해 걱정을 덜었다고 하자 다시금 "너무 안심하지는 말라"고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구체적으로 김 위원장은 재벌개혁의 목표로 경제력 집중 억제와 지배구조 개선을 들며 이 중 경제력 집중 억제는 10대와 4대 그룹 등 상위그룹에 더 엄격하게 적용하는 방식으로 또 지배구조 개선은 사후적인 방법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정부의 최저임금 상승초과분 지원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민간기업의 임금을 보전해주는 방식을 영원히 갖고 갈 수 없지만 변화의 마중물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즉 궁극적으로 (정부의) 지속가능한 정책은 시장 질서 자체를 공정하고 자유롭게 만드는 것이지 임금 보전과 같은 단기 처방책은 아니라는 내용이다.

김 위원장은 영세 중소기업 지원의 경우 "시장 질서를 개선해 낙수효과와 분수효과가 투 트랙으로 선순환되기 위해 만들겠다"고 말했다. 나아가 그는 "가맹사업 종합대책을 마련했다"며 "갑을 문제는 하도급과 가맹사업 프랜차이즈, 대규모유통업, 대리점 등 4가지 영역별로 정확한 실태 분석으로 기초로 합리적으로 접근하겠다"고 덧붙였다.

일각의 "김상조가 말랑해졌다"는 평가에 대해 김 위원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개혁에 접근하는 방식이나 수단이 달라져야 함을 느껴 생각의 진화를 겪었다"고 전한 뒤 '세상이 바뀌면 생각이 바뀔 수밖에 없다'는 경제학자 케인즈의 말을 인용해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권대경기자 kwon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