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우수 고객 유인 위해
고가 현금 경품 행사 일상화
금투업계 "차단할 장치 필요"
증권사들의 출혈 마케팅이 위험수위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경쟁사 우수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고가의 현금경품이 일상화 되면서, 증권사 스스로 과열 출혈경쟁을 차단할 장치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B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타 경쟁사 고객중 주식을 대체 입고할 경우, 기존의 특별 지원프로그램 이외에 별도로 고가의 현금을 제공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입고는 기존 증권사에서 보유 중인 주식을 다른 증권사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업체 간 출혈 경쟁이 심해지면서, 경쟁사 투자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각 증권사별로 별도의 지원 프로그램을 전개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서는 보다 공격적으로 직접 현금을 살포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이달 말까지 1000만원 이상 주식 순입고 후 100만원 이상 주식매매를 한 투자자에 최대 50만원의 현금을 지급한다. 앞서 NH투자증권은 1억원 이상의 주식을 모바일증권 '나무'로 대체 입고한 투자자의 조건에 따라 최대 100만원의 현금을 제공한 바 있다. 유안타증권도 입고 금액에 따라 최대 30만원의 백화점 상품권을 증정했다.
해외 주식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한국투자증권은 타사에서 보유한 해외주식을 영업점 계좌로 입고하면 금액에 따라 최대 40만원을 증정하고 있고, 미래에셋대우는 순입고 금액 1000만원당 상품권 3만원, 인당 최대 60만원까지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타사에 보유 중인 해외주식을 500만원 이상 순입고 시 금액별로 최대 2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했다.
주식거래 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행사는 이미 관행처럼 자리잡았다.
미래에셋대우는 계좌를 개설한 신규고객을 대상으로 오는 2025년까지 국내 주식거래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으며, 신한금융투자는 스마트폰 계좌개설 신규고객과 최근 1년간 주식거래가 없던 휴면고객을 대상으로 2030년까지 주식거래 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행사를 진행했다. KTB투자증권과 케이프투자증권은 비대면계좌 개설 시 10년간 주식매매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증권사들의 이 같은 과열 경쟁은 포화상태인 리테일 시장의 점유율을 확대하는 한편 고액투자자 유치를 통해 단기간에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평가되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최근 증시가 좋아지면서 대학생 등 신규 투자자들이 유입되고 있지만, 사실상 1000만원 이하의 주식거래로는 증권사들이 수익을 내기 어렵다"며 "타사에서 투자자를 빼앗아 오는 것이 즉시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말 증권사의 재산상 이익 제공과 관련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경쟁은 더욱 과열되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은 기존에는 금융투자업자가 3만원을 초과하는 물품 및 식사, 20만원을 초과하는 경조비 등 재산상 이익을 제공할 경우, 건별로 준법감시인에게 사전보고하도록 했지만 지난해 말부터는 사후보고 방식으로 전환했다. 증권사의 재산상이익 한도를 영업수익 1000억원 이상이면 30억원, 1000억원 미만이면 10억원으로 규제했던 것도 폐지했다.
따라서 증권사 간 과열경쟁으로 수익성은 날로 악화 되고 있지만, 업계 스스로 자정선언을 하지 않는 한 뾰족한 해법이 없는 셈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현재 증권사 간 투자자 선점 경쟁이 과열 양상을 띄고 있지만, 각사의 마케팅 영역인 만큼 정책 당국이나 협회에서 관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민수기자 minsu@
고가 현금 경품 행사 일상화
금투업계 "차단할 장치 필요"
증권사들의 출혈 마케팅이 위험수위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경쟁사 우수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고가의 현금경품이 일상화 되면서, 증권사 스스로 과열 출혈경쟁을 차단할 장치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B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타 경쟁사 고객중 주식을 대체 입고할 경우, 기존의 특별 지원프로그램 이외에 별도로 고가의 현금을 제공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입고는 기존 증권사에서 보유 중인 주식을 다른 증권사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업체 간 출혈 경쟁이 심해지면서, 경쟁사 투자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각 증권사별로 별도의 지원 프로그램을 전개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서는 보다 공격적으로 직접 현금을 살포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이달 말까지 1000만원 이상 주식 순입고 후 100만원 이상 주식매매를 한 투자자에 최대 50만원의 현금을 지급한다. 앞서 NH투자증권은 1억원 이상의 주식을 모바일증권 '나무'로 대체 입고한 투자자의 조건에 따라 최대 100만원의 현금을 제공한 바 있다. 유안타증권도 입고 금액에 따라 최대 30만원의 백화점 상품권을 증정했다.
해외 주식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한국투자증권은 타사에서 보유한 해외주식을 영업점 계좌로 입고하면 금액에 따라 최대 40만원을 증정하고 있고, 미래에셋대우는 순입고 금액 1000만원당 상품권 3만원, 인당 최대 60만원까지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타사에 보유 중인 해외주식을 500만원 이상 순입고 시 금액별로 최대 2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했다.
주식거래 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행사는 이미 관행처럼 자리잡았다.
미래에셋대우는 계좌를 개설한 신규고객을 대상으로 오는 2025년까지 국내 주식거래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으며, 신한금융투자는 스마트폰 계좌개설 신규고객과 최근 1년간 주식거래가 없던 휴면고객을 대상으로 2030년까지 주식거래 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행사를 진행했다. KTB투자증권과 케이프투자증권은 비대면계좌 개설 시 10년간 주식매매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증권사들의 이 같은 과열 경쟁은 포화상태인 리테일 시장의 점유율을 확대하는 한편 고액투자자 유치를 통해 단기간에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평가되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최근 증시가 좋아지면서 대학생 등 신규 투자자들이 유입되고 있지만, 사실상 1000만원 이하의 주식거래로는 증권사들이 수익을 내기 어렵다"며 "타사에서 투자자를 빼앗아 오는 것이 즉시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말 증권사의 재산상 이익 제공과 관련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경쟁은 더욱 과열되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은 기존에는 금융투자업자가 3만원을 초과하는 물품 및 식사, 20만원을 초과하는 경조비 등 재산상 이익을 제공할 경우, 건별로 준법감시인에게 사전보고하도록 했지만 지난해 말부터는 사후보고 방식으로 전환했다. 증권사의 재산상이익 한도를 영업수익 1000억원 이상이면 30억원, 1000억원 미만이면 10억원으로 규제했던 것도 폐지했다.
따라서 증권사 간 과열경쟁으로 수익성은 날로 악화 되고 있지만, 업계 스스로 자정선언을 하지 않는 한 뾰족한 해법이 없는 셈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현재 증권사 간 투자자 선점 경쟁이 과열 양상을 띄고 있지만, 각사의 마케팅 영역인 만큼 정책 당국이나 협회에서 관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민수기자 min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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