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뇌연구원 정수근 연구원, 뇌 `후두정엽` 주의집중 과정 밝혀

국내 연구진이 우리 뇌의 '후두정엽'이 여러 물체에 대한 시각 정보를 처리하고 필요한 곳에 주의를 집중하는 과정을 규명했다.

한국뇌연구원은 정수근 뇌신경망 선임연구원이 뇌의 뒤 쪽 정수리 부위에 있는 후두정엽에서 여러 개의 물체를 시각적으로 동시에 인식하고 주의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을 규명했다고 12일 밝혔다.

인간의 뇌가 시각정보를 처리하는 경로는 2가지로, 눈에서 들어온 시각 정보는 우선 뇌의 뒤쪽에 있는 후두엽으로 전해진 뒤, 측두엽으로 가는 복측경로와 두정엽으로 가는 배측경로를 통해 처리된다. 복측경로는 물체의 색과 형태 등의 정보를 처리하고 물체 인식에 관여하며, 배측경로는 물체의 위치 정보를 처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기능적자기공명영상(fMRI)을 사용해 후두정엽의 '두정엽내고랑'이라는 영역을 조사한 결과, 여러 개의 물체를 봤을 때 나타나는 신경 반응 패턴이 각각 물체를 봤을 때 나오는 신경 반응 패턴의 평균값과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여러 개의 물체를 개별 물체의 평균으로 표상하는 복측경로와 비슷한 반응으로, 배측경로에 속한 두정엽내고랑 역시 시각정보 처리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두정엽내고랑이 여러 개의 물체를 볼 때 어떤 물체에 주의를 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상태 정보까지 추가로 저장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확장하면 무인자동차 등 여러 개의 사물을 동시에 인식하고 처리하는 시각정보 알고리듬을 개선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정수근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후두정엽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시각정보 처리 과정에서 더 다양하고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인간이 운전이나 게임을 할 때 여러 물체를 한 번에 인식하고 복잡한 시각 정보를 종합적으로 처리하는 과정을 설명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의 '4대 뇌연구 기반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았으며, 결과는 '인지신경과학지(Journal of Cognitive Neuroscience)'에 게재됐다.

남도영기자 namdo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