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희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신동희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신동희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초고선명도 방송인 지상파 UHD방송 시대가 시작됐다. 3840x2160 해상도와 향상된 코덱, 다채로운 색공간 등을 통해 압도적인 몰입감과 탁월한 선명함을 제공하는 UHD는 차세대 방송서비스로 주목을 받고 있다. 안테나로 TV 신호를 수신해 보는 지상파 방송으로는 세계최초로 시청자들은 보다 질 높은 방송 서비스를 무료인 지상파방송 플랫폼을 통해 누릴 수 있게 됐다. 상호작용적 소통도 가능해 지상파 방송만 보는 가구도 TV를 통해 실시간 인터넷이나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 등을 즐길 수 있다. 방송진화 단계에서 UHD는 콘텐츠 측면에서는 실감미디어로서의 성격을, 플랫폼 측면에서는 양방향성과 차세대 미디어의 성격을 갖고 있다. 국내 지상파 4사는 물론 케이블, IPTV업계와 정부의 최대 역점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고 UHD 방송장비의 상용화가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국내외 여러 방송사업자들은 서비스 상용화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많은 기대와 희망 속에서도 여러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상파 UHD방송을 시작했지만 실제로 이를 시청할 수 있는 가구가 낮다. 방송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지만 제대로 지상파 UHD를 시청할 수 있는 시청자는 극히 적다. 우선 현재 고가인 UHD TV를 구입해야 하고, IPTV나 케이블TV이용자라면 안테나를 따로 구입해 지상파를 직접 수신해야 한다. 더 큰 우려는 TV를 사 놓고도 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서울 등 일부 지역에 한해 우선 송출되기 때문에 지상파 UHD를 보려면 수도권에 있어야 하고 수도권에 있더라도 일부 지역은 난시청으로 안 나올 수 있다. 기술은 앞서 갔지만 아직 UHD 방송을 볼 수 있는 전반적 시장과 사회의 환경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영상 콘텐츠 중흥과 국내 UHD 콘텐츠 생태계 조성을 위해 지상파 방송사들의 UHD 본방송을 서둘렀지만 시청자나 사회적으로는 아직 지상파UHD를 수용할 만한 전반적 여건이 준비가 안됐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여건상 부족은 무료보편적 서비스로서의 UHD방송에 대한 취지가 흐려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좋은 화질의 서비스를 보편적으로 제공하겠다는 원래의 목표는 결국 지상파UHD도 유료방송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귀결될 수 있다. 난시청이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청자들은 유료방송으로 선택을 강요당할 수밖에 없다. 지상파 UHD 방송이 유료방송으로 간다면 지상파 3사와 유료방송사들 간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다. 업계는 지상파 3사가 UHD 방송을 재송신료 인상을 위한 카드로 활용하려 하기 때문에 유료방송사와의 UHD 방송 재송신 합의는 지난한 과정을 겪을 것이다.

기술적 측면에서 기술 표준이나 호환성의 문제도 있다. 이미 판매된 UHD TV와 지상파 UHD 방송의 기술 표준이 서로 상이하다. 그간 국내에서 팔린 100만대 정도의 UHD TV는 유럽식 표준이다. 그러나 최근 미래창조과학부는 인터넷 기반 서비스에 보다 적합하고 전송기능도 우월하다는 이유로 북미식 표준을 지상파 UHD 방송 표준으로 채택했다. 기존에 구매한 TV로 UHD 방송을 보려면 별도의 셋톱박스를 사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UHD방송위에 즐길 만한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마땅한 콘텐츠 부재로 대중화에 실패한 3D방송의 실패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본방송이 시작됐지만 당장에 시청 가능한 UHD프로그램이 부족한 것은 3D방송 실패의 케이스와 비슷하다. 결국 UHD는 하나의 기술로서가 아니라 사회적 시스템으로서 전체적 생태계와 함께 형성돼야 한다. 사회적 인식의 확산과 더불어 시청자들이 자연스럽게 수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환경이 개선되고, 수상기와 관련 기기의 산업이 활성화되며, 관련 제도, 법규가 정비돼야 한다. 무엇보다 UHD 방송 환경의 생태계 조성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 경쟁력이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