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현재,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의 규모는 49조원으로 약 100조원의 게임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10년 전 애플의 잡스가 탄생시킨 아이폰이 현재 게임 산업의 생태계까지도 완전히 바꾸어 놓은 셈이다.
1990년 후반, 바람의 나라와 리니지를 시작으로, 한국의 PC 온라인 게임들은 2011년까지 국내 콘텐츠 산업 수출액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며 한국 게임 시장 규모를 전 세계 4위까지 올려놓는 맨손의 기적을 만들었다. 소수의 인원으로 시작했던 많은 벤처 게임 회사들이 상장을 했고 자력으로 한국의 재벌 순위에 오른 게임 개발자들도 여럿이다.
하지만, WIPI(위피) 의무 탑재 등의 이유로 한국은 아이폰 초기 출시국에서 제외돼 있었고, 2009년 11월, 약 3년 만에 극적으로 국내 출시가 이뤄졌다. 이후에도 한동안 게임 카테고리는 닫혀 있었고, 모바일 게임 벤처의 새로운 글로벌 성공 신화는 해외에서 일어났다. 2012년 해외의 게임회사들은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는 게임들을 탄생시키며 시장을 선점해 나가고 있었다.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구글, 애플과 같은 서비스 플랫폼 사업자를 통한 상위 순위·추천 노출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다. 또한 굳이 시장 선도자의 법칙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선점한 메이저 회사들이 막대한 비용을 마케팅에 재투자하고 있는 지금의 구조에서 중소 회사의 새로운 게임들이 유저에게 선택받기란 매우 어렵다. 아울러 PC 사용시간보다 모바일 사용시간이 늘어나면서, PC게임 산업의 하락도 급속히 진행 중이다. 최근 한국의 PC 게임 중심의 몇몇 상장사들은 대대적인 인원 감축을 진행했고, 1/5 규모로 회사를 축소한 사례도 있다. 뛰어난 많은 개발자들이 한국 게임 산업을 떠나거나 자의 반 타의 반 미래가 불투명한 독립 개발자가 되고 있다.
중소 회사들은 최근 급격히 사라져가고 업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가속화되고 있다. 30명 내외의 중소 게임 회사들이 한 달에 몇 개씩 쓰러져가는 안타까운 소식들을 듣는다. 흩어진 개발자들 중심으로 다시 5명 이하의 인디 즉 독립 게임 개발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인디 개발자 중 극히 일부는 성공 신화를 쓰기도 하지만 대부분 치열한 경쟁 속에서 수익 없이 근근이 버텨내고 있다. 게임 생태계 다양성 확보를 위해서는 인디 게임개발자들에 대한 지원을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는 등급 문제로 서비스 되지 못했던 페이스북 게임도 올해 하반기에는 오픈한다고 한다. 늦었지만 게임 개발자들에게는 또 하나의 플랫폼과 기회의 문이 열리고 있다.
융합의 시대라고 하고 많은 사람들이 4차 산업을 이야기하지만, 정작 게임콘텐츠는 4차 산업이라는 용어가 등장하기 전부터 AI기술을 적용해 왔다. 더구나 하드웨어 기기의 한계 속에서도 리얼타임 3D 환경을 구축하는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게임개발자들은 독창적이고 탄탄한 스토리에 그래픽, 사운드를 잘 융합함으로써 지난 20년간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왔다. 창의성을 근간으로 하는 문화적 요소가 기술과 결합함으로써 빛을 발하는 콘텐츠가 바로 게임이다. 결국 게임은 4차 산업을 이끌 대표적인 콘텐츠가 될 것이다.
미국은 백악관에서 게임 개발 대회를 개최하고, 독일은 베를린에서 게임 박물관을 운영한다. 그러나 해외에서 인정받고 대우받는 게임 문화는 유독 한국에서만 소외되고 마약과 같은 질병으로 공격당한다.
게임 개발자들은 한국 게임 산업의 토양이며, 4차 산업과 융합의 시대를 이끌어갈 가장 경험 많은 역전의 베테랑들이다. 이들이 코너에 몰린 지금, 바로 우리 모두의 따듯한 관심과 지원을 통해 한국 콘텐츠 산업의 경쟁력을 반드시 지켜나가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