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노인층 보편적 서비스
저렴한 비용으로 금융혜택 가능"
'보편적 금융' 국제 논의 본격화
G20, 내달 실행규칙 정립 계획
국내 금융권·당국 논의 본궤도
서민금융 분야 접목 방안 강구

디지털금융 확산을 통해 금융 소외계층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국제적인 논의가 본격화 되고 있다.

이미 지난해 중국 청두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디지털금융을 통해 금융 소외계층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포용적 디지털금융 원칙'(High-level Principles for Digital Financial Inclusion)이 제정된 데 이어, 내달 7일과 8일 이틀동안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에서는 디지털금융 확산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규칙을 추가로 정립할 계획이다.

27일 은행권과 핀테크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난해 G20 합의에 따라 국내에서도 '보편적 금융'(Financial Inclusion, 금융 포용성)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저소득층이나 노인층 등 금융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계층에 국가가 보편적인 복지의 일환으로 제공하는 금융서비스가 바로 보편적 금융이다.

보편적 금융 논의는 이미 지난해 G20 정상회의에서 금융 소외계층 문제 해소를 위한 주요 대안으로 모색되기 시작했다. G20 정상회담에서 세계 각국 정상들은 저소득층에 대한 보편적 금융 지원방법으로 디지털금융에 주목했다. 당시 G20이 합의한 보편적 금융 지원 방안에는 △인터넷을 이용한 금융서비스 제공 △인터넷을 통한 신용평가시스템 구축 △중소기업 대출서비스 개선방안 △인터넷을 통한 대출상환시스템 △중소기업 신용·파산 체계 개선 방안 등이 포함됐다.

지난해 G20 회의에서 보편적 금융을 주창했던 이강 중국 인민은행 부총재는 "전 세계에서 경제적, 지리적 이유 등으로 아예 금융 인프라가 없고, 금융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인구는 2억명에 달한다"면서 "이들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은행을 인가하고 건물을 짓고 은행 시스템을 들여오기에는 너무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디지털금융 서비스를 활용하면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금융 혜택을 누리도록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보편적 금융"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추세에 맞춰 국내 금융권이나 당국에서도 디지털금융 시대, 금융 격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보편적 금융' 논의가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보편적 금융을 "적절한 가격으로 광범위한 양질의 금융서비스에 보편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정의하면서 "이는 자본주의 시장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시장 실패'를 보완하기 위해 정부가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영역"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디지털금융 변화에 대응해 서민금융 분야에 보편적 금융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접목하고 있다. 현재 정부의 보편적 금융정책은 서민금융 지원, 창업·재기지원, 금융소비자 보호 등 세 가지 트랙으로 추진되고 있는데, 여기에 더해, 디지털금융 서비스 확산을 통한 보편적 금융 실현 방안도 포함시킨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제도권 금융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저소득·저신용층에 디지털금융 서비스가 '정보 격차'를 느끼는 수단이 아닌, 오히려 금융 서비스를 더 가깝게 이용할 수 있는 방편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면서 "정부도 이런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며 적극적으로 정책 방향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디지털금융 서비스가 오히려 정보격차를 양산한다는 인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실제, 최근 3년간 은행들이 나이많은 은행원들을 희망 퇴직 등의 명분으로 잘라내고 지점을 통폐합하면서 그 주요 원인으로 디지털금융 확산이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행이 인력을 구조조정 하는 이유는 연공서열 호봉제라는 임금체계 아래 고비용구조를 혁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3년간 저금리 등으로 수익이 정체되자 고비용구조 개선을 위해 높은 부동산 임대료, 인건비 등을 소모하는 지점을 적극적으로 축소하는 '지점 축소전략'을 펴고 있다. 디지털금융 서비스의 확대가 아니어도 은행 입장에서는 인력을 줄이고 지점을 축소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다.

물론 고가의 스마트폰을 구입하기 어려운 취약계층이나, 모바일 뱅킹은 커녕 스마트폰조차 사용하기 어려워하는 노인계층 등에게 디지털금융 서비스는 '남의 일'이다. 일각에서는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정보소외 계층이 발생하는 '디지털 디바이드(digital divide) 현상이 디지털금융 분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는 디지털금융 서비스 확산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 궁극적으로는 디지털금융 서비스가 오히려 소외계층에 대한 금융서비스를 확대하고 보편적 금융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G20국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강은성기자 esth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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