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눈길을 끄는 광고가 하나 있었다. 집에 찾아온 손님과 비슷한 이름을 가진 인공지능 서비스에 집 주인이 자꾸 그 이름을 부르며 무언가를 시킨다. 그러자 손님은 본인에게 심부름을 시키는 줄 알고 난감해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이 광고는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인공지능의 강점을 재치 있게 표현해 재미를 자아냈다. 이처럼 인공지능은 이제 TV 광고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분야가 됐다.
인공지능과 함께 등장하는 단어인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은 모두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주요 기술들이다. 세계는 지금 4차 산업혁명의 파고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선진국은 고도화되고 지능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고, 우리나라 역시 그 흐름을 앞서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는 정부의 적극적인 연구개발(R&D) 정책을 바탕으로 눈에 띄는 성과를 이뤄내 경제를 발전시킨 경험이 있다. 때문에 당시의 눈부신 발전을 재현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정부가 주도하는 정책에 의지해 R&D 성과를 도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는다. 그러나 기술과 함께 세상도 변했다.
대표적인 예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 등과 같은 선진 기업이 혁신의 중심에 서 있다. 플랫폼 회사인 구글이 인공지능 로봇 알파고를 개발하고, 스마트폰의 혁신적인 변화를 이끈 애플은 친환경 에너지 개발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업종·기술 간 경계를 허물어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융합을 통해 발전을 이루는 시대에는 자율성과 창의성이 강조됐을 때 그 성과가 더 두드러질 수 있다.
정부의 정책과 제도는 기회를 제공하는 길잡이가 돼야지 창의성을 제한하는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 우리 정부는 기업가들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개방적인 정책을 통해 효과적인 R&D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 규제와 진흥 정책을 구분하여 기업가와 법, 제도, 과학기술이 서로 융화될 수 있을 때 산업혁명도 성공으로 갈 수 있다.
일부에서는 규제 완화로 인한 부작용에 대해 걱정의 목소리를 높인다. 그들은 공공의 영역에서 관리해야 할 부분은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R&D 발전을 위한 규제 완화는 이와 다른 부분이다. 민간의 전문성 활용을 위한 권한 위임을 가리키는 것이지, 사회·도덕적으로 관리가 되어야 할 부분을 모두 완화시키자는 말은 아니다. 수직 계열화 구조에서 수평 소통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통로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산업구조가 수평구조로 전환된다면, 기존 우리나라의 강점인 제조업 분야와 정보통신기술(ICT)분야의 융합도 한층 수월해질 수 있다. 제조라는 하드웨어의 바탕에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과 같은 소프트웨어가 결합된다면 인더스트리 4.0이라는 정책 아래 스마트공장의 발전을 이끈 독일처럼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 설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산업 혁명은 기회의 창이며, 기회의 여신은 우리에게 자주 찾아오지 않는다. 정부는 융통성 있는 정책을 펼치고 기존 강점을 바탕으로 신기술에 접근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기업가와 법, 제도, 과학기술이 융화되어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국가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