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사업 지속 우려 커지자
11번가, 신세계·롯데와 합작 검토
티몬도 광고 줄여 손익관리 집중

온라인유통 업계가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며 치킨게임을 벌여오다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그동안 업계는 직매입 진출, 물류 투자 확대, 과도한 마케팅비 지출 등 출혈을 감수하며 외형 키우기에 집중했다. 그러나 수익성과 사업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합작을 통한 외형 확대, 투자유치를 통한 실탄 확보, 선택과 집중 전략 등 생존을 위한 행보에 나섰다.

SK그룹은 SK플래닛에서 11번가를 분리해 신세계나 롯데그룹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타진하고 있다. SK플래닛은 지난해 3651억원 상당의 적자를 냈는데 절반 정도는 11번가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11번가는 만년 2위에서 온라인유통 업계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티몬은 온라인유통 업체 중 유일하게 2년 연속 외부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 실탄을 꾸준히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NHN엔터테인먼트에서 475억원, 국부펀드와 기존 주주들로부터 800억원, 올해는 시몬느자산운용을 통해 5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최근에는 조직개편을 통해 의사결정 시간을 단축하고 아이디어를 신속하게 사업화하는 기업문화 구축에 힘쓰고 있다.

최근 열린 워크숍에서 신현성 대표는 "스타트업 정신으로 돌아가자"고 강조하고 전략부문과 영업부문을 통합해 의사결정·업무추진 속도를 높이도록 했다. 조직 인재상도 'ABC'로 단순화했다. Act First(먼저 행동하라), Best Idea Wins(최고의 아이디어가 이긴다), Customer Centric(고객중심)의 약어를 조합한 것으로, 실행·소통·고객중심 사고의 중요성을 담았다.

위메프는 지난해 박은상 대표가 "시속 300㎞ 속도로 사업 드라이브를 걸어달라"고 주문한 이래 '속도경영'을 가속화하고 있다. 2015년 넥슨 지주사인 NXC에서 1000억원을 투자받은 후 추가 투자는 없지만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효율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PC 전문 통합 배송 쇼핑몰 '어텐션'과 해외 배송대행 서비스 '위메프박스' 등을 종료한 것도 예다. 아울러 지난해 판매촉진비(166억원)를 전년보다 76.2% 줄이고, 적자 규모도 전년보다 55.3% 줄이며 외형 대신 손익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온라인유통 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670억원)를 내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G마켓·옥션으로 오픈마켓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며 비교적 여유로운 모습이다.

쿠팡은 2015∼2016년 2년 연속 5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해 수익성에 경보가 울린 지 오래됐다. 2015년 소프트뱅크로부터 1조1000억의 투자를 받았지만 최근 2년 적자가 1조원대가 넘고 지난해 말 현금보유액은 3632억원으로 줄어 투자금액을 대부분 소진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로켓배송' 기사인 쿠팡맨과의 갈등, 임금 미지급 논란 등에 휩싸이며 내홍을 겪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온라인유통 시장이 매년 두자릿수 성장하지만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 투자할 만한 업체를 찾기 힘들 정도로 시장이 포화상태"라며 "현재의 기업들이 인수합병 등을 통해 정리돼 경쟁력 있는 회사만 남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민영기자 ironl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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