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기 휩싸인 천재 과학자 박동건 역…"마지막 2회 최고 반전 남아 있어" "한 드라마 안에서 다섯개의 시대를 연기하고 있어요. 배우로서 이런 기회는 다시 없을 행운이죠."
tvN 월화극 '써클 : 이어진 두 세계'에 출연 중인 한상진(40)은 20일 "오늘까지 나흘째 밤샘 촬영 중인데 드라마가 너무 재미있어 하나도 피곤하지 않다"며 웃었다.
극중 천재 과학자이자 미래 도시를 통제하는 휴먼비의 회장 박동건을 연기하고 있는 그를 전화로 만났다.
SF 드라마인 '써클'에서 한상진은 2007년, 2008년, 2017년, 2022년, 2037년의 다섯 시대를 배경으로 연기를 펼치고 있다. 그런데 이게 순차적으로 나오지 않는다. 그는 극중 대학생부터 50대 중년까지를 매회 넘나들고 있다.
"시대마다 분장이 조금씩 다 달라요. 안경도, 헤어스타일도, 의상도 세밀하게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작가님들이 대본에 다 설정을 해놓았고, PD님도 굉장히 섬세하게 연출을 해서 작은 변화도 다 신경 쓰면서 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매회 분장 시간이 많이 걸리네요. 시대가 바뀔 때마다 화장과 헤어스타일을 다 새롭게 해야 하거든요. 그래도 이런 경험이 어디 있겠어요. 재미있습니다."
'써클'은 2007년 갑자기 출현한 한 외계인으로 인해 과학자들이 기억을 편집하는 기술을 개발해내는 데 성공하고, 그것을 2037년 미래 사회에 적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한상진은 "SF드라마라고 해서 처음에 반신반의했는데 대본이 너무 좋았다"며 "물론 미국 SF 드라마에 비해 CG는 못 따라가지만 이야기로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고, 국내 SF드라마를 개척한다는 의미에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연기하는 박동건은 인류의 진보라는 명목하에 기술 발전에 집착하는 광기 어린 천재다.
"샤프한 과학자 이미지를 위해 살을 뺐고, 촬영을 하면서 더 빠져서 6㎏ 정도 빠졌다"는 그는 "처음에는 그냥 수재인줄 알았는데 연기하다 보니 박동건이 천재더라"며 껄껄 웃었다.
"박동건 입장에서는 자신의 모든 행동이 과학자로서 당위성과 합리성을 가지고 있어요. 기억을 지운다는 게 윤리적인 문제가 있지만 박동건으로서는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한 거죠. 세상을 발전시키려고 연구하고 개발한 거거든요. 다만 그러다가 광기를 띠게 됐는데 본인은 모르죠. 저는 이번 역할을 맡으면서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처럼 달려보자 했어요. 다행히(?) 시청자들이 '비열해 보인다'고 해주시네요.(웃음)"
불과 20년 뒤 근미래지만 드라마 속 2037년에는 기억을 조작하는 일이 횡행하고, 인간복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미세먼지가 통제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황당무계한 것 같지만 말도 안 되는 일은 아닌 것 같아요. 드라마와 같은 상황을 생각하면 무섭고 두렵죠. 그런데 20년 뒤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몰라요. 복제기술이 윤리적인 문제를 동반하지만, 그것을 통해 불치병도 정복하고 인구 절벽 문제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라고 봅니다. 또 고통스럽고 힘들었던 기억을 지우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아요."
그는 또한 "미세먼지 부분은 특히 공감이 간다. 우리가 촬영을 진행할 때도 미세먼지 때문에 고생한 적이 있었다"면서 "지금부터 기후 대비를 안 하면 20년 뒤 드라마와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상진은 함께 연기하는 후배 여진구(20), 공승연(24)을 극찬했다.
"나는 그들 나이 때 그렇게 연기를 못했는데, 여진구와 공승연은 연기를 너무 잘해요. 지금처럼 잘 성장하면 세계를 뒤집을 연기력을 발휘하지 않을까 싶어요. 드라마를 유지하는 두 축이 여진구, 공승연인데 둘이 아니었다면 드라마가 지금처럼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을 것 같아요. 김강우야 워낙 잘하는 친구고요. 제가 강우랑 대치하는 장면을 찍으면서 강우의 치열한 연기에 감탄했습니다. 강우가 눈물을 흘리며 동생이 어딨냐고 묻는 장면에서 하마터면 대본에 없던 사실을 말해버릴 뻔 했다니까요.(웃음)"
그는 "현재 마지막회를 찍고 있는데 남은 2회 더 센 반전들이 남아있다"며 "놀라운 반전들이 남아있으니 꼭 끝까지 봐달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