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류중인 단통법 개정안 17건
청문회·추경 등 핵심사안 밀려
회기내 법안 논의 조차 못해
22일 본회의 상정도 힘들어져
7월~8월 임시국회서 처리해도
9월말 일몰예정 … 실효성 의문

최근 기본료 폐지 등 통신비 인하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의 또 다른 통신공약인 휴대전화 지원금 상한제 조기 폐지는 사실상 물건너 갔다는 평가다. 현재 국회에는 장관 청문회, 추가경정예산(추경) 심사 등 핵심 사안들이 줄줄이 대기 중으로, 6월 임시국회 회기 내에 법안 논의 자체가 어려운 상태다. 만약, 7~8월에 임시국회가 열려 법안이 통과된다고 하더라도 오는 9월말 상한제 자체가 일몰되는 점을 고려하면 큰 의미를 가지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18일 국회 안팎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6월 임시국회 회기 동안 제대로 된 상임위 전체회의나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지 않았다.

현재 국회 미방위에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개정안 17건이 계류된 상태다. 이들 개정안은 휴대전화 지원금 상한제 조기 폐지, 이통사가 주는 지원금과 제조사가 주는 장려금을 따로 공시하는 '분리공시', 소비자의 위약금 부담을 덜어주는 위약금 상한제 도입,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선택약정, 20% 요금할인)의 할인율 상향 등을 담고 있다. 지난 2014년 단통법 시행 후 19대와 20대 국회에 걸쳐 다수의 단통법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모두 '쟁점법안'으로 분류되며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다.

특히, 3년 한시 조항으로 도입된 지원금 상한제의 경우 오는 9월 30일 일몰이 예정된 만큼 더욱 상황이 급하다. 6월 임시국회 내에 통과시켜 7월부터 시행한다고 하더라도 폐지 시점을 불과 2개월 앞당긴 셈이 된다. 6월 국회를 넘겨 7~8월 임시국회를 열어 법안을 처리한다고 하면 조기 폐지의 실효성은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다.

지원금 상한제는 출시 15개월 미만의 휴대전화에 지급하는 지원금의 상한액을 방송통신위원회가 25만~35만원 범위 내에서 6개월마다 정하도록 하는 단통법의 핵심 조항 중 하나다. 그러나 정부가 지나치게 시장에 개입해 자율성을 저해하고 사실상 이통3사의 담합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으며 단통법의 대표 독소 조항으로 꼽혀왔다.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도 상한제 조기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미방위 내부에서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지원금 상한제 조기 폐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그러나 국회 일정이 발목을 잡으며 지원금 상한제 조기 폐지는 사실상 어려워지게 됐다. 현재 6월 임시국회 본회의는 오는 22일만 예정된 상태다. 때문에 단순 계산으로는 법안이 22일 본회의를 통과하려면 지난 16일까지 미방위에서 법안이 논의, 통과돼야 했었다. 각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은 5일간의 숙려기간을 거쳐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가고, 법사위 의결 후 본회의에 상정된다. 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미방위는 법안 논의 한 번 못하고 6월 국회를 마치게 됐다"며 "지원금 상한제 조기 폐지는 논의조차 한 번 못하고 물 건너간 꼴"이라고 비판했다.

통상적으로 6월 임시국회에서 논의하지 못한 법안은 9월 정기국회로 넘어가게 된다. 다만, 국회 안팎에 따르면 현재 인사청문회가 이어지고 있고, 오는 8월말까지 결산심사를 해야 하는 만큼 7월 임시국회가 열릴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미방위는 이달 말경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관계자는 "6월 임시국회는 당초 인사청문회에 방점을 찍은 것이기 때문에 법안 논의는 사실상 힘들다"며 "7, 8월에도 임시국회가 열릴 수 있으며, 인사청문회 이후 장관의 업무보고를 받고 결산심사를 할 때 상임위를 열어 법안논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회 관계자 역시 "지금은 보다 시급한 인사청문회를 먼저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며, 일단은 7월 임시국회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정윤희기자 yu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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