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 "제조 노하우 빼냈다"며
미국서 대웅제약 상대 민사소송
대웅제약 측 "자사 진출 방해 의도
법적 조치 포함해 책임 물을 것"

4조원 규모의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을 두고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갈등이 깊어진 가운데 급기야 해외 소송전으로까지 번졌다. 보툴리눔 톡신은 미용성형 시술용 바이오의약품으로, 대표 제품은 미국 앨러간의 '보톡스'다.

1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지난 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법원에 대웅제약과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 알페온 등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은 현지 법무법인 셰퍼드멀린이 맡았다.

메디톡스의 전 직원 이모씨가 대웅제약 서모씨에게 12만달러(약 1억3000만원)를 받고 자사 보툴리눔 톡신 균주 제조공정 등 일체의 정보(마스터 레코드)를 팔아넘겼다는 게 소송의 주 내용이다.

메디톡스 측은 이번 소송과 관련, 대웅제약 측이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빼내 침해된 지적 재산권을 돌려받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메디톡스는 작년부터 대웅제약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일부 염기서열 정보가 자사 제품과 같다고 밝히며, 대웅제약이 떳떳하다면 균주 염기서열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당시 대웅제약 측은 이에 대해 "근거 없는 비방을 중단하라"고 일축했지만, 이번에 관련 문제가 해외에서 소송으로 치달은 것이다.

이번 소송은 보툴리눔 톡신 제품의 해외시장 진출에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메디톡스는 지난 2006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보톡스 국산화에 성공했고, 오리지널인 앨러간 제품보다 저렴한 가격과 품질을 바탕으로 2009년 국내 1위에 올라섰다. 이후 2010년 휴젤과 2013년 대웅제약이 각각 보툴리눔 톡신 제품을 개발·출시하면서 국내 경쟁이 치열해졌고 메디톡스는 1위 자리를 위협받게 됐다.

메디톡스는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 2011년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 '이노톡스'를 개발해 2013년 앨러간에 기술수출했지만 아직 출시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생산설비가 미국 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cGMP)을 충족하지 못해 공장 설비를 개선하는 데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최근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한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는 다음 달 미국 앨러간을 방문해 구체적인 개발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이르면 올 하반기 임상 3상에 들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메디톡스의 신제품 임상이 지연되는 동안 미국 진출은 대웅제약이 한발 앞서 진행했다. 대웅제약 파트너사 알페온이 임상시험을 거쳐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나보타 품목 허가를 신청한 것. 대웅제약은 FDA의 공장 실사 등 허가절차를 거쳐 이르면 내년 하반기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소송이 제기되자 대웅제약 측은 "메디톡스가 국내에서의 지속적인 의혹 제기에도 별다른 성과가 없자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민사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며 "이는 우리 회사의 해외 진출을 방해하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소송에 적극 대응하고 법적 조치를 포함해 모든 책임을 철저하게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송과 관련해 메디톡스 관계자는 "아직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설명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지섭기자 cloud50@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