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화학사 생산량 대거 확대
증산 경쟁 속 공급과잉론 고개
중국수요 일시적 현상 분석도
"고부가전략 고비용·시간 한계"



[디지털타임스 박슬기 기자]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 증설 경쟁이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하면서 치킨게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에틸렌 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하면서 호황을 맞고 있지만, 올 하반기부터 미국을 필두로 국외의 화학 업계의 에틸렌 생산량이 늘어나 공급과잉론이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8일 화학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쉐브론필립스케미컬과 엑슨모빌, 다우케미칼은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텍사스에 각각 150만톤의 ECC(에탄분해설비)를 증설해 상업생산을 시작한다. 앞서 옥시켐은 올 1분기 약 54만톤의 ECC를 증설해 가동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에틸렌 생산국가로, 생산능력이 3000만톤에 육박해 이번 증설에 따라 세계 1위 위상을 굳힐 전망이다.

에틸렌은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PE) 등 각종 플라스틱 제품의 원료로 사용한다. 미국은 셰일가스로 뽑은 에탄을 원료로 에탄분해설비(ECC)를 가동해 에틸렌을 생산하고 있다.

국내 화학업체들도 에틸렌 증설에 분주하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 한화토탈 등은 약 1조800억원을 투입해 나프타 분해설비(NCC)를 증설하고 있다. LG화학과 한화토탈은 대산공장의 에탈올 생산능력을 2019년까지 각각 23만톤, 31만톤 늘릴 예정이고, 롯데케미칼은 내년까지 여수공장에 20만톤 규모의 에틸렌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의 에틸렌 생산능력은 LG화학은 243톤, 롯데케미칼은 450만톤, 한화토탈은 140만톤으로 늘어난다.

세계 에틸렌 수요는 지난해 기준으로 1억3000~5000만톤으로, 올해는 이보다 600만톤 정도 증가할 전망이다. 또 내년에는 여기서 다시 680만톤 늘어날 것으로 보여 국내외 업체들이 증산 경쟁을 펴고 있다. 하지만 화학업체들이 너나없이 에틸렌 증설을 하면서 공급과잉의 우려를 배제하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 이란 업체들도 내년부터 각각 120만톤, 160만톤 수준으로 에틸렌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어서 공급과잉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더구나 국내 화학업체들의 에틸렌 주요 수출지인 중국에서 수요가 발생하는 것도 현지 정부 석탄산업의 구조조정 여파에 따라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에 국내 화학 업체들은 고부가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지만, 차별화한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드는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아 사실상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화학업계 관계자는 "미국 업체들은 미주 지역의 수요를 위해, 국내 업체들은 아시아권 지역을 위해 에탄올의 생산능력을 끌어 올리고 있다"며 "다만 미국·이란·중국이 증설을 이어가고 에틸렌은 범용제품이어서 대내외적 환경 변화에 따라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박슬기기자 seul@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