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어드바이저 1차 테스트베드를 통과한 증권사들이 관련 상품 및 서비스를 출시하며 본격적인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 SK증권, 대신증권, 키움증권 등이 6~7월 로보어드바이저 상품 및 서비스를 상용 출시할 예정이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이 투자자의 성향이나 정보를 바탕으로 자동화된 알고리즘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투자자에게 최적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관리해주는 것을 말한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총 34개 참여업체의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을 대상으로 수익성, 안정성, 보안성 등을 검증하는 1차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를 진행한 바 있다.
금융위는 이를 통과한 업체에 한해 로보어드바이저가 자동으로 매매 및 리밸런싱을 실행할 수 있도록 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2일 자산배분형 로보랩인 'QV 글로벌 로보랩'을 선보인데 이어 6월 중순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재간접 펀드인 'NH 아문디 QV 글로벌 ETF 증권투자신탁(혼합-재간접형)'과 자문형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추가 출시할 예정이다. QV 글로벌 로보랩은 미국에 상장된 약 1800여개의 글로벌 ETF에 투자하며 투자 목적, 위험 성향, 기대수익 등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 개인별 포트폴리오로 운용된다. 글로벌 ETF 재간접 펀드는 펀드 하나로 전세계 자산배분이 가능하며, 시장 변동에 따라 주식·채권 ETF 비율을 0~100%까지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SK증권은 'SK증권 로보어드바이저'를 운용 중이다. SK증권 로보어드바이저는 글로벌 자산배분으로 국내 상장된 펀드에 투자하며 중장기적으로 연 4~8%의 수익률을 추구한다. 급격한 시장 변동 발생 시에는 자동으로 자산배분 비중을 조정해 하락 위험을 방지한다. SK증권은 로보어드바이저를 브랜드화해 신개념 모바일 자산관리 서비스로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SK증권은 현재 사내 네이밍 공모를 진행 중이다.
키움증권은 이르면 6월 말 '키움 글로벌 자산배분형 RA'를 출시할 예정이며, 대신증권은 7월경 '대신 로보밸런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증권사들이 앞다퉈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성공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고 있다. 지난 1차 테스트베드 결과 국내 투자 로보어드바이저의 평균 수익률은 1.67%에 그쳤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2016년 9월 5일~2017년 4월 17일) 코스피지수가 4.15% 오른 것에 비하면 기대 이하의 성적이다.
박강희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로보어드바이저 예측모형을 만드는 것은 매우 고난이도의 작업이고 현재 개발된 모델의 정확도도 매우 낮아서, 현 로보어드바이저는 포트폴리오와 시스템 트레이딩을 합친 수준에 불과하다"며 "딥러닝이 개발되며 이미지 인식 수준이 획기적으로 향상된 사례처럼, 향후 지표예측에서 혁신적인 머신러닝 방법론 개발이 선행돼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 1차 테스트베드 결과 로보어드바이저들의 수익률이 생각보다 높지 않았다"며 "선발로 로보어드바이저시장에 뛰어든 증권사들의 성과를 참고로 향후 시장 진출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