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휴대전화 시장에서 '가성비(가격대 성능비)'는 단말 선택 기준의 필수요소 중 하나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프리미엄폰이 장악하던 휴대전화 시장에 몇 년 전부터 다양한 가격대, 성능의 스마트폰이 쏟아지기 시작하더니, 저렴한 가격에도 '갖출 것은 다 갖춘' 보급형 중저가 폰이 시장의 주요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19일 SK텔레콤 전용폰으로 시장에 나온 갤럭시와이드2를 써봤다. 갤럭시J7 계열 모델로, '막강 가성비'를 내세워 프리미엄폰 못지않은 인기를 끈 '갤럭시와이드'의 후속작이다.
일단, 손에 쥐자마자 "생각보다 괜찮은데?"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20만원대폰이라 기대치가 너무 낮았었나 보다. 크고 넓은 5.5인치 화면에 깔끔한 디자인이 세련된 느낌을 준다. 마음에 들었던 점은 물리 홈버튼이 있다는 점과 배터리가 탈착식(교체형)이라는 것이다. 최근 프리미엄폰을 중심으로 일부 중저가 폰에서도 물리 홈버튼이 사라지고 있지만, 아직 이를 어색하게 여기는 이용자도 많다. 기존 갤럭시와이드의 주요 수요층이 중장년층임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배터리 용량은 3300mAh다. 전작 갤럭시와이드 3000mAh를 비롯해 유사 사양의 중저가 폰 중 가장 큰 용량이다. 최근 일체형 배터리가 '대세'인 가운데 탈착식 배터리는 반갑기까지 하다. 뒷면 재질은 무광 플라스틱이다. 카메라 부분은 메탈 소재의 띠 모양으로 포인트를 줬다. 띠 아랫부분을 열어 배터리를 바꾸는 식이다. 전반적으로 강화유리보다는 다소 저렴해 보이긴 하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카툭튀(후면 카메라가 튀어나온 디자인)가 없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옥타코어 1.6㎓로, 갤럭시와이드나 J5, X5, X300이 탑재한 쿼드코어 1.4㎓보다 업그레이드 됐다. 램은 2GB, 카메라는 전면 500만, 후면 1300만 화소로 일반적 중저가 폰과 유사한 수준이다.
가장 큰 매력은 무엇보다 가격이다. 갤럭시와이드2의 출고가는 29만7000원으로, 전작(31만9000원)보다 저렴하다. 최신폰 치고는 공시지원금도 높은 수준이다. SK텔레콤은 가장 저렴한 3만원대 데이터 전용 요금제(밴드데이터 세이브)에서도 12만원을 책정, 유통망 지원금(15%) 고려시 15만9000원에 살 수 있게 했다. 또, 5만원대(밴드데이터 6.5G), 6만원대(밴드데이터 퍼펙트) 요금제에서는 유통망 지원금 포함 각각 11만8800원, 10만7300원에 살 수 있다.
그렇다고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단 내장 메모리가 16GB밖에 안 된다. 마이크로 SD카드를 장착해 늘릴 수는 있지만, 별도로 구매를 해야 한다. 또, 배터리가 탈착식이면서 기본 1개만 제공하는 것은 장점을 반감시키는 요소다. 배터리를 교체해가며 쓰려면 추가 배터리를 따로 사야 한다. 지문인식 기능도 없고, 삼성전자의 모바일결제 '삼성페이'도 쓸 수 없다. 중저가 폰에 너무 많은 것을 바라나 싶다가도 앞서 출시된 보급형 폰 갤럭시A5가 지문인식, '삼성페이'를 지원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전작인 '갤럭시와이드'는 10개월 동안 SK텔레콤 중저가 폰 중에서 판매 1위를 기록한 제품이다. 지난 3월과 4월 첫째 주에는 프리미엄폰 부재를 틈타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 1위(애틀러스리서치)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중 50~60대 고객이 53%를 차지했고, 10대 고객도 19%로 나타났다. 말 그대로 대표적인 '효도폰', '학생폰'인 셈이다. 갤럭시와이드2 역시 전작의 인기를 이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정윤희기자 yuni@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