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정부 최순실 게이트와 문화계 블랙리스트 파문으로 곤욕을 치른 문화체육관광부의 새 장·차관에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장관), 최규학 전 문체부 기조실장(1차관),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2차관)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23일 정계와 문체부 관계자에 따르면 외교·안보 분야 인선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행사, 미·중·일 특사 면담 등의 일정을 마무리한 뒤 이번 주 중 문체부 새 차관이, 이달 말 새 장관이 임명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문체부 안팎에선 박근혜 정부 시절 장·차관(김종덕·조윤선 전 장관, 김종 전 차관)이 '최순실 게이트'의 행동책·연락책 역할을 했다는 불명예와 이로 인한 무기력증으로부터 조직을 회복할 수장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국회의 '최순실 예산' 불허 방침에 따라 문체부 올해 예산이 1900억원 삭감(삭감분 중 1400여억원이 문화콘텐츠 예산)된 터라 추가 경정 예산과 2018년 예산 편성 시 부처 예산 복구에 힘 실어줄 영향력 있는 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 9개월 앞으로 다가온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도 문체부의 주요 과제다.
이러한 가운데 '블랙리스트 저격수'로 활약한 도종환 의원의 장관 인선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도 의원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를 맡아 온 만큼 문체부 업무를 잘 이해하고 있고, 문화계 블랙리스트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사람이라는 점에서 문체부 이미지를 쇄신하기에 적격이라는 평이다. 앞서 도 의원은 지난해 문체부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기로 한 예술인 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이것이 블랙리스트 논란의 시발점이 됐고, 명단 존재 사실을 부인했던 조윤선 전 장관은 구속돼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도 의원 이외에 장관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로는 박근혜 정부 시절(2013~2014년) 1차관으로 있다 갑자기 물러난 조현재 전 문체부 차관이 있다. 강직한 성품과 행정력을 가진 인물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말 JTBC와 전화 인터뷰에서 "세월호 참사 직후인 2014년 6월 초 김소영 전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으로부터 문체부 지원 배제 명단을 직접 받았다"고 밝혔다.
2차관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노태강 전 체육국장은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승마대회 판정불만을 계기로 문체부가 실시한 승마협회 조사 관련 보고서를 작성한 인물이다. 2013년 승마협회 감사 결과 승마협회 내 최씨 측 인사와 반대측 인사 모두 문제가 있다는 게 보고서 골자다. 보고서를 받은 박 전 대통령은 유진룡 당시 문체부 장관을 직접 불러 보고서 작성자인 노 전 국장을 '나쁜 사람'이라 칭하며 인사 조치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현재 스포츠안전재단 사무총장으로 일하고 있다.
1차관 후보로 거론되는 최규학 전 실장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으로부터 블랙리스트 시행에 소극적이라며 사직을 강요받아 사임한 3인방(최규학 전 실장, 신용언 문화콘텐츠실장, 김용삼 종무실장) 중 한 명이다. 현재 한국외대, 광주대 초빙교수로 활동 중이다. 그는 미국, 베트남, 영국 등의 해외문화원을 돌며 식견을 쌓았다.
다만 노태강 전 국장이 차관 자리를 고사할 성격이라 문체부 내부에서는 김종 전 차관이 내보냈던 김기홍 평창올림픽조직위 기획사무차장의 발탁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또 1차관 임명 가능성이 높은 인물로 김갑수 현 기획조정실장, 김영산 현 문화예술정책실장 등도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