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노무현 추도식' 참석
새 정부 '노무현 정신' 계승 다짐
"대통령으로 참석은 오늘 마지막"
'국민 모두의 대통령' 진정성 강조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을 마친 뒤 노 전 대통령 묘역에 분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을 마친 뒤 노 전 대통령 묘역에 분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 참석, "노무현의 꿈은 시민의 힘으로 부활했다. 그 꿈으로 국민과 함께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자"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찾은 것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직후 지난달 4일 이후 49일 만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09년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상주역할을 한 이후 단 한 차례도 추도식에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추도식에서 문 대통령은 '사람 사는 세상' '상식이 통하는 사회' '차별이 없는 사회' 등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강조했던 철학과 다짐을 새 정권에서 계승해 실천할 것을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인사말에서 "8년의 세월이 흘렀는데도 이렇게 고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제가 대선 때 했던 약속, 오늘 이 추도식에 대통령으로 참석하겠다던 약속을 지킬 수 있게 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오늘만큼은 그분도 여기 어디에선가 우리들 가운데 숨어서 '야! 기분 좋다'하실 것 같다"고 소회를 대신했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 정신'을 다시금 일깨우면서 8년이 지난 이날까지 변함없는 노 전 대통령의 철학을 강조했다. 그는 "노무현이란 이름은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세상의 상징이 됐다"며 "이는 끝내 깨어 있는 시민의 힘, 세상을 바꾸는 힘으로 부활했고 이제 우리는 지난 20년 전체를 성찰하며 성공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의 꿈은 참여정부를 넘어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 나라다운 나라로 확장해야 한다"며 "다 함께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가슴에 묻고 다 함께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무엇보다 문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라고 선언,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의지의 진정성을 강조했다. 이는 대통령직에 오른 이상 노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 참석할 경우 보수진영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거나 국민 통합에 도움될 것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추도식에는 임종석 비서실장, 전병헌 정무수석,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박수현 대변인 등 청와대 관계자들은 물론 정세균 국회의장을 포함한 여야 정치권 인사들이 총집결했다.

문재인 정부의 출범과 함께 집권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까지 총 60여명이 자리했다. 당 지도부는 이날 행사 참석을 위해 대통령 특사를 보좌하거나 상임위원회 일정 등으로 해외에 나가 있는 의원들이 다수 있는 상황에서 국내에 머무는 의원들을 중심으로 최대한 많이 참석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지도부의 경남 김해 봉화마을 방문은 참여정부 이후 9년 만에 이뤄낸 정권교체의 '결실'을 노 전 대통령의 묘역에서 보고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민주당과 한 뿌리인 국민의당 인사들 역시 봉하마을을 찾았다. 대선에 도전했던 안철수 전 대표와 김동철 당 대표 대행 겸 원내대표, 박지원 전 대표 등 소속 의원들이 대거 추도식에 참석했다. 이 밖에도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도 추도식에 참석해 노 전 대통령의 뜻을 기렸다. 다만 자유한국당은 지도부는 참석하지 않고 박맹우 사무총장만 얼굴을 비췄다.

추도식이 열린 이날은 고 노 전 대통령의 친구이자 비서실장이었던 문 대통령이 서거 8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루고 찾아온 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순실 게이트'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된데 이어 피고인 신세로 첫 재판을 받으러 나와 두 사람의 엇갈린 운명을 보여준 날이기도 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을 받았다는 통점이 있지만 노 전 대통령은 헌재에서 기각 판결을 받았고 박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은 인용됐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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