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월 만에 돌아온 인공지능(AI) 알파고가 더욱 완벽해진 모습을 보였다. 작년 3월 국내 정상급 바둑기사인 이세돌 9단을 격파했던 알파고는 23일 열린 중국 커제 9단과의 첫 대결에서 강력한 수 없이도 무난히 승리했다. 알파고가 완벽에 가까운 실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구글 AI 자회사 딥마인드와 중국바둑협회는 이날 중국 저장성 우전 국제인터넷컨벤션센터에서 '바둑의 미래 서밋'을 열고, 인간과 AI의 두 번째 바둑대결을 개최했다. 작년 3월 이 9단과 5판 맞붙어 4승1패로 압승한 알파고는 커제 9단을 상대로 289수만에 백 한집반 차이로 첫 대국에서 승리했다. 알파고는 자율학습을 거듭해 인간의 '기보'를 참고하지 않고 혼자 바둑을 두며 실력을 다지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커제 9단은 알파고를 거의 바둑의 신선이라고까지 평가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11시30분(한국시간)부터 시작된 1국에서 알파고와 맞선 커제 9단은 경기 초반부터 극단적인 실리작전을 들고 나왔다. 우상귀 소목에 첫 돌을 놓고 알파고가 우하귀 화점에 착수하자 좌상귀 3·3에 착수했다. 초반에 귀를 지키는 3·3은 바둑기사들 사이에서도 경기 초반 실리를 차지한 뒤 타개에 승부를 거는 극단적인 작전으로 불린다. 그러나 승부수를 둔 커제 9단이 시간이 지날수록 장고를 거듭한 반면 알파고는 무리하게 공격하지 않으면서도 정확하게 요소 요소 돌을 놓으며 우위를 차지했다. 바둑이 종반에 접어들면서 커제 9단은 도저히 덤을 뽑을 수 없는 상황에 몰렸다. 커제 9단은 289수까지 가는 집요한 대국을 펼쳤으나 결국 알파고에 패배했다.
사용시간 면에서도 큰 격차를 보였다. 이날 오후 2시40분 기준 알파고는 사용시간 3시간 중이 2시간 10분이 남은 반면, 커제 9단은 43분이 남아 시간 면에서도 열세한 모습을 보였다. 목진석 한국기원 대표팀 감독은 "알파고가 기가 막히고 교묘한 수를 뒀다"고 평가했다.한편 알파고와 커제 9단은 오는 25일 2국, 27일 3번기 최종국에 나선다. 알파고와 현직 바둑 기사가 팀을 이뤄 다른 알파고와 인간 기사와 맞붙는 'AI·인간 복식' 경기와 현직 바둑 기사 5명이 한 팀을 이뤄 알파고와 실력을 겨루는 경기도 각각 24일과 26일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