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 리얼투데이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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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부동산 대책 이후 신규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수요자들에게 보다 많은 내 집 마련의 기회가 돌아가고 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4월 청약에 나선 수요자들은 47만9767명으로 전년 동기 81만2742명보다 절반가량 줄었지만 계약률은 오히려 증가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국 민간 아파트 초기 계약률은 88.2%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 상승한 수치다. 11.3 대책으로 투자 가수요 거품이 빠지면서 청약률이 줄어든 대신 계약률은 오르는 순기능의 역할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11.3 대책의 순기능과는 달리 까다로운 청약제도 탓에 부작용도 있다. 바로 '부적격자'에 대한 문제다. 바뀐 청약 제도에 대해 완벽한 숙지가 덜 된 수요자들은 높은 청약 경쟁률을 뚫고 1순위 청약 당첨이 됐음에도 부적격 판정으로 내 집 마련의 소중한 기회를 놓치고 있다. 내 집 마련의 기회를 놓친 것도 억울한데 부적격자에 대해서는 1년간 청약 기회도 박탈된다.

실제로 부적격자 비율도 크게 늘었다. 업계에서는 11.3 대책 전 부적격자 비율이 7∼8%였다면 현재는 15∼30%에 달한다고 입을 모은다. 11.3 대책 이후 분양한 강남 재건축 아파트 '래미안 리오센트'는 당첨자 146명 중 22%에 해당하는 32명이 부적격자로 판정됐다. 물론 개별 소명 절차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 청약제도를 정확히 이해 못 해 본인의 실수로 부적격자 판정이 되기 때문에 소명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실제로 필자의 지인도 1순위 청약에 당첨돼 부푼 꿈을 꿨지만 청약제도를 완벽하게 숙지 못한 탓에 부적격자로 간주, 당첨이 취소되는 일이 있었다. 1년 동안 청약을 넣을 수 없다는 사실에 홧김에 청약 통장마저 없애버렸다고 한다. 이는 본인의 잘못이 가장 크지만 필자는 청약 시스템 문제를 개선하면 어떨까 싶다. 현재는 부적격자 분류를 당첨자 발표 후에 확인할 수 있지만 부적격자 여부를 청약 전에 확인할 수 있게 시스템화한다면 큰 폭으로 부적격자 비율이 줄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건설사와 실수요자 입장에서도 좋다. 예를 들어 100가구 모집에 부적격자가 10%만 생겨도 건설사 입장에서는 10명을 예비 당첨자나 내 집 마련 신청자 중에 추첨해야 하는 번거로운 일을 줄일 수 있게 된다. 또한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부적격자가 나온 만큼 분양받길 간절히 원하는 10명이 당첨 기회를 놓치지 않게 된다.



11.3 대책 시행 후 벌써 반년이 지났다. 투자 가수요를 잡겠다는 정부의 정책은 좋았지만 까다로워진 규제 탓에 되려 수요자들이 피해를 입으면 안 되는 것 아닌가. 수요자들도 현명해져야 한다. 정부가 과열지구로 지정한 서울시 전역, 경기 과천·성남(민간택지+공공택지), 하남, 화성(동탄2신도시에 한함), 고양시, 남양주(공공택지만), 부산 해운대, 연제, 동래, 남구, 수영(민간택지만), 세종(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예정지역 공공택지만)에서는 세대주만 청약이 가능한 점 , 본인 외에도 가족 중 한 명이라도 5년간 아파트 분양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는 점 등을 잘 숙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간절하게 아파트 분양을 원한다면 내 집 마련 신청서를 꼭 쓰길 바란다. 내 집 마련 제도의 경우 정식 청약제도가 아니므로 청약통장을 사용할 필요가 없고 신청 자격에도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부디 현명한 수요자가 되어 부적격으로 인해 내 집 마련의 달콤한 상상이 헛되지 않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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