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배가 묵직하고 아프며, 배변이 어려운 증상을 한 번이라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변비가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잘 안다. 이러한 고통을 겪는 변비 환자들이 수년 새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1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변비 환자가 2014년부터 3년간 2만~4만여명씩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변비 환자의 약 40%는 60대 이상 노년층이었다. 병상에 오래 있거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의 경우 운동결핍으로 인한 변비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체 활동의 부족뿐 아니라 스트레스도 변비의 원인이 된다.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면 위장의 기능이 떨어져 소화 불량이 생기며 이는 곧 변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변은 먹는 음식에 따라 종류와 모양, 상태가 달라지기 때문에 식이 요인이 매우 중요하다. 충분한 음식과 수분을 섭취하지 않을 때 변비가 쉽게 생기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따라서 변비를 예방하려면 식단 구성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변비 예방을 위한 올바른 식습관은 '섬유소'가 풍부한 식단과 규칙적인 식사다. 섬유소는 변을 부드럽게 만들고 대변량을 늘리며 대변이 장에 머무는 시간을 줄여 편안한 배변에 도움을 준다. 섬유소가 많은 음식으로는 현미, 사과, 고구마, 양배추 등이 있다.

현미와 같은 정제가 덜된 곡류는 섬유질이 풍부해 장 운동을 도와 대장 기능을 강화한다. 사과에는 수용성 섬유소인 '펙틴'이 다량 함유돼 대장 내의 수분을 유지하고 딱딱해진 변을 무르게 만든다. 고구마의 '얄라핀'은 장을 청소하는 기능을 하며, 전분을 분해하는 효소와 장운동을 활성화하는 비타민B1이 들어있어 배변 활동을 원활하게 한다.

양배추 역시 섬유소가 풍부한 음식으로 배변을 촉진하는 등 변비 증상의 개선에 좋다. 학술지 를 통해 양배추의 섬유질이 대변의 무게를 늘리고 변의 장 체류시간을 감소시킨다고 밝혀진 바 있다.

양배추는 삶아서 양배추물로 마시는 경우, 흡수가 잘 되는 대신 열에 약한 영양소들이 대부분 파괴되므로 삶은 양배추보다는 양배추주스나 양배추즙이 효능 면에서 보다 우수하다. 시중에는 양배추사과즙, 양배추브로콜리즙 등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어 있다. 그러나 제품의 제조방식에 따라 효과에 영향을 주기도 해 구매 전 이를 확인해야 한다.

양배추즙을 제조하는 방식 중 하나로 '물 추출 방식'이 있다. 이 방식은 양배추를 물에 달여 우리는 방식으로 물에 녹는 영양성분을 추출하기 적합하다.

양배추를 겉잎까지 통째로 갈아내어 영양성분을 추출하기도 한다. 이를 '전체식 방식'이라 하며 양배추분말을 액기스와 혼합하는 것이다. 전체식 양배추즙은 물에 녹는 영양성분 외에도 물에 녹지 않는 영양성분과 양배추 겉잎에 함유된 칼슘과 비타민A, 철분 성분까지 추출이 가능해 양배추의 효능을 최대한 담아낼 수 있다.

한국기능식품연구원이 일반 양배추즙과 양배추분말의 성분을 비교한 결과에 의하면 양배추분말의 아연, 플라보노이드, 비타민E, 식이섬유 등의 함량이 양배추즙보다 각각 4.49배, 7.33배, 19.85배, 36.82배 더 높았다.

섬유소의 하루 섭취 권장량은 최소 25~30g 정도다. 다만 섬유소 섭취가 갑자기 증가하면 복통이나 설사, 복부 팽만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보름에 걸쳐 서서히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변비는 일상생활에 약간의 불편을 줄 뿐, 건강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치질의 주요 원인이 되며 대장 염증 환, 대장암 등 다른 질환에 기인한 증상일 수 있기 때문에 참거나 무시해서는 안 된다. 특히 50세 이상에서 변비가 발생했다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cs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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