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SK이노베이션·현대오일
화학으로 석유부진 털고 실적 ↑
GS칼텍스·에쓰오일 영업익은↓
'수익률 4배' 화학사업에 속도


[디지털타임스 박슬기 기자]올 1분기 국내 정유 4사의 정유 부문 실적이 전 분기에 비해 일제히 하락했다. 대신 화학 부문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상승하며 1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비중이 큰 정유 사업이 부진하고, 시황도 좋지 않아 정유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GS칼텍스가 지난 11일 실적을 발표한 것을 끝으로 정유 4사의 1분기 성적표가 모두 나왔다.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는 정유 사업의 부진에도 화학 사업의 힘을 내며 실적이 오른 반면,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은 화학 사업이 정유의 부진을 만회하지 못해 영업이익이 떨어졌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분기 역대 세 번째로 많은 1조4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는데, 전적으로 화학 사업 덕분이었다. 석유 부문 영업이익이 4539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25.5%나 줄었지만, 화학 사업이 무려 108.7% 증가한 454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이 2011~2016년 화학 사업에만 3조원 이상을 쏟아 부어 육성한 것이 힘을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오일뱅크도 전 분기에 비해 영업이익이 증가했는데, 정유 부문(2295억원)이 6% 줄어든 대신 화학 사업(1200억원 추정)이 71.9% 늘어났기에 가능했다. 지난해 11월 관계사 현대케미칼이 100만톤 규모의 혼합자일렌(MX) 공장을 가동한 것이 보탬이 됐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은 전 분기에 비해 저조했다. 전 분기보다 20% 영업이익이 감소한 GS칼텍스는 석유화학 부문이 48.5%(1588억원)나 증가했지만, 주력인 정유가 35.0% 줄은 3801억원에 그친 것이 결정적이었다. GS칼텍스는 1990년 제1파라자일렌 공장과 제1 BTX 공장을 완공한 이후 화학제품에 힘을 쏟았지만, 아직 영업이익 기여도가 27%에 불과해 실적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에쓰오일도 정유 부문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56.3% 감소한 1002억원을 기록한 탓에 전체 영업이익도 12%나 줄어든 3239억원에 그쳤다. 석유화학 부문이 75% 늘어난 1396억원을 기록한 것이 위안이다.

주력사업인 정유 부문이 1분기 불안한 출발을 하면서 올해 실적에 대한 정유사들의 걱정이 커졌다. 최근 유가가 하락하고, 정제마진도 약세여서 1분기보다 정유 사업 실적이 악화할 수 있어서다. 그나마 화학 부문을 키워온 업체들은 시황이 좋아 위안을 받고 있다. 정유사의 정유 부문 영업이익률은 5% 안팎이고, 화학 부문은 20%대에 달한다.

이에 정유사들은 화학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화학 중심으로 3조원을 투자하고, 에쓰오일은 약 5조원 규모의 잔사유 고도화·올레핀 다운스트림(RUC·ODC)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GS칼텍스는 여수에 500억원을 들여 바이오부탄올 공장을 하반기 완공하고, 현대오일뱅크도 OCI와 함께 내년 상반기 카본블랙 공장을 세운다. 한 정유 업계 관계자는 "옛날처럼 기름 팔아 돈을 버는 시기는 이미 지났다"며 "화학 사업에 대한 투자는 미래성장동력 확보 차원을 넘어 생존을 위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박슬기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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