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파운드리 분리 '부'로 격상 시스템LSI사업부는 팹리스 집중 SK하이닉스도 7월 분사 가속도 선두 대만 TSMC 아성에 도전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이 크게 늘 것으로 판단하고 관련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팀을 독립 사업부로 격상시켰고, SK하이닉스는 분사를 추진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조직개편을 통해 시스템LSI사업부 안에 있던 파운드리팀을 분리해 부로 승격시켰다. 기존 시스템LSI사업부는 팹리스(반도체 설계)에 집중한다. 이는 파운드리 시장이 커지는 상황에서 기존 체제로는 영업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정은승 신임 사업부장(부사장)을 중심으로 지원조직 등 팀별 인선을 조만간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파운드리사업부의 격상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세계 순위가 지난해 4위에서 올해 2위로 뛰어오를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엑시노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의 수탁생산이 별도 매출로 잡혀 매출이 2배가량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매출은 45억1800만달러(약 5조1000억원)다. 이번 분리로 파운드리 매출이 90억달러대로 뛸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파운드리 시장 2위인 글로벌파운드리와 3위인 UMC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선다.
또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팀에서 부로 승격하면서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해 시장 선두인 대만 TSMC를 빠르게 추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미세공정 기술에서는 TSMC에 앞서 영업력만 보강하면 선두 추격을 본격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에 세계 최초로 10나노(㎚) 핀펫 공정을 적용했지만, TSMC는 올 상반기에서야 10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도 파운드리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오는 7월 파운드리사업부를 분사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전력반도체 등 200나노(㎚ )주문형 파운드리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해 범용제품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매출은 약 1억달러(약 1127억원)에 불과하지만,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최근 사물인터넷(IoT) 시장이 커지면서 파운드리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IHS마킷에 의하면 웨이퍼 출하량 기준으로 파운드리 시장규모는 지난해 7.9% 증가했다. 여기에 최근 시스템반도체 수요 증가로 파운드리 사업의 수익성도 좋아지는 분위기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반도체 업계가 시황에 민감한 메모리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고민은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지금부터"라며 "메모리반도체로 쌓아온 미세공정과 생산관리 역량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사업이 파운드리이고, 이를 바탕으로 시스템반도체까지 영역을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