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관 듬직·역동적 인상… 실내 광활 탄탄한 하체에 부드러운 코너링 '굿' 4차선 도로서 한번에 여유있는 유턴 첨단주행보조장치·300마력 강력한 힘 5000만원대 가격 대비 성능 '매력'
[디지털타임스 최용순 기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디젤'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버릴 만큼 뛰어난 가솔린 SUV를 만났다. 혼다의 대형 SUV '올 뉴 파일럿'은 넘치는 파워, 일반 중형세단에 버금가는 연료 효율성을 갖춰 가솔린 SUV의 단점들로 지적되는 부분들을 대부분 극복했다.
무엇보다 가격 대비 성능이 매력적이다. 300마력(hp)에 육박하는 강력한 힘과 주행 안전성을 높여주는 탄탄한 하체, 첨단 주행보조장치와 안전장치 모두를 5000만원대에 누릴 수 있다. 소재와 디자인 등 고급스러움의 차이는 있지만, 동급 유럽산 SUV 가격이 1억원을 넘어서는 것을 감안하면 파일럿은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에게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육중한 덩치 탓에 주차가 쉽지 않고 연료비 부담돼 데일리 카로 타기에는 부담스럽지만, 캠핑이나 여행 등 주말용 차량으로 이용한다면 연료비 부담도 크지 않아 보인다.
전장이 5m에 육박하는 만큼 외관은 듬직하고 우람하다. 박스카와 닮았던 전 모델에 비해 많이 세련돼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디자인에서 잔기교를 부리기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모습이다.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은 크롬 소재가 대거 적용돼 화려함을 더했다. 헤드라이트에는 갈고리 모양의 주간주행등이 적용돼 날렵하고 역동적인 인상을 준다.
실내는 광활하다. 4인 가족은 차고 넘치는 수준이고 6~7명도 여유 있게 착석할 수 있다. 기본사양으로 썬루프가 달려있어 2열과 3열에서 시원한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대형 SUV답게 양쪽 사이드 창도 널찍해 탑승객들이 답답함 없이 창밖 경치를 즐길 수 있다. 운전석과 센터페시아는 기본에 충실하다. 처음 운전하는 운전자가 직관적으로 차량의 기능들을 파악하고 조작할 수 있다. 아울러 국산 내비게이션이 장착돼 있어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트렁크 공간은 깊고 넓다. 3열만 접어도 대형 유모차 3~4대, 캠핑장비 풀 세트를 적재하는 데 전혀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3열 시트를 접을 경우 1325ℓ의 공간이 확보되며, 2열과 3열 시트 모두 접을 경우에는 무려 2376ℓ까지 확장된다.
파일럿의 여러 장점 중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주행 성능이다. 2톤가량 되는 덩치와 높은 전고로 내심 출력 부족과 주행 안정성을 의심했지만, 막상 주행을 시작해보니 우려는 싹 사라졌다. 한적한 도로에서 가속페달에 힘을 주면 차는 금세 시속 100㎞를 돌파한다. 추월 시에도 전혀 답답함이 없다. 도로 여건과 법규상 더 속도를 올리지 못한 게 아쉬웠다. 파일럿에 장착된 직분사 방식의 3.5ℓ i-VTEC 엔진은 284마력, 36.2㎏·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유럽 차 뺨치는 튼튼한 하체 강성도 믿음직스러웠다. 승차감을 위해 부드러움을 버리지는 않았지만, 웬만한 코너는 브레이크 없이 돌아나갈 정도로 탄탄한 하체를 갖춰 고속에서도 불안감이 들지 않았다. 일본 차는 하체가 무르다는 편견을 깨기에 충분했다. 회전반경이 크지 않은 점도 강점이다. 서울 등 주요 도시의 교통체계 상 왕복 4차선 도로에서 두 차선만 활용해 유턴을 시도해야 할 경우가 많은데, 파일럿은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한 번에 유턴할 수 있었다.
디젤 SUV 소유자들이 부러워하는 자연흡기 가솔린 SUV의 정숙성은 말할 필요도 없다. 연비도 국산 중형차 수준으로 나쁘지 않았다. 파일럿의 연료 효율성은 도심 7.8㎞/ℓ, 고속도로 10.7㎞/ℓ로 복합연비 8.9㎞/ℓ다. 실제 가다 서기를 반복했던 도심과 한적한 외곽도로를 함께 주행한 결과 9㎞/ℓ 정도의 양호한 연비를 기록했다. 이밖에 자동감응식 정속주행 장치(ACC), 차선유지 보조 시스템(LKAS), 지능형 지형관리 시스템(ITM) 등 다양한 첨단주행장치를 장착했다. 2017년형 파일럿의 가격은 5460만원((VAT 포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