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출신 비문성향 인물로 분류
"지역주의·패권주의 극복" 포석
국회와 협치 등 '조율자' 기대
지방분권형 개헌 중추적 역할도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10일 오전 서울 용산역 접견실에서 총리직 내정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이날 이 후보자는 "야당을 모시고 성의 있게 대화하다 보면 통합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10일 오전 서울 용산역 접견실에서 총리직 내정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이날 이 후보자는 "야당을 모시고 성의 있게 대화하다 보면 통합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 - 첫 인선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 내정 의미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취임과 동시에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이낙연 전남지사를 내정한 것에 대해 호남인사 홀대론을 의식한 대탕평인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자가 대표적 개헌론자라는 점에서 개헌추진 의지도 담겨있는 포석이라는 게 정치권 관측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초대 내각 등 인사 구상을 밝히면서 이 후보자를 국무총리 후보자로 선택한 것에 대해 "대탕평 화합 취지에 맞는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호남출신으로 비문(非文·비문재인) 성향을 가진 인물로 분류된다.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문 대통령의 선거대책위원회에 참여하지도 않았다. 문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지역주의와 패권주의를 극복할 수 있도록 비영남권 인사를 초대 국무총리로 내정하겠다고 강조했던 것과 들어맞는다.

호남 홀대론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호남사회에 뿌리 깊게 박혀 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 17개 부처 장관 내정 인선에서도 서울 출신 7명, 영남 출신 5명인 것과 달리 호남 출신이 2명밖에 되지 않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전남지역에서 4선 국회의원을 지낸 뒤 전남지사에 당선된 정치인이다. 2013년 말에는 영·호남 의원들이 화합을 목적으로 결성한 동서화합포럼에 참여하기도 했다. 2014년 7월 전남지사로 취임한 이후에도 영·호남 교류에 적극 나섰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여야 가리지 않고 소통할 수 있어 국회와의 협치 등 '조율자'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제1야당이 된 자유한국당 의원들과도 친분이 두텁기 때문에 국회 임명동의 과정에서 야당의 협조를 받기가 수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호남 총리론을 주장해온 국민의당 측도 국무총리 내정에 긍정적인 의사를 표명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문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인사 명단을 보니 아주 좋은 인물이 거명돼 신선하다고 느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후보자의 또 다른 주요 임무는 개헌이다. 이 후보자는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미래한국헌법연구회의 공동대표를 맡아 개헌과 관련한 다양한 논의에 참여했다. 또 최근에도 다양한 창구를 통해 개헌 의지를 표명해왔다. 지난 1월 광주 5·18 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열린 '지방분권형 헌법개정 광주·전남 국민주권회의 출범식'에 참석해 대통령 권력 집중의 폐해를 지적하고, 지방자치와 지역 균형발전에 필요한 지방분권형 개헌을 역설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시기에도 개헌의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권력집중의 현행 헌법으로는 (박근혜 정부와 같은) 불행이 반복될 수 있다"면서 "개헌이 실현되기를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

문 대통령이 내년 상반기 안으로 개헌안을 마련해 차기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개헌론자인 이 후보자가 국회 등과 협력해 개헌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과 이 후보자는 지방분권형 개헌을 해야 한다는데도 뜻을 같이하고 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새 정부의 내각은 총리 책임하에 각 부처는 장관 책임하에 일하도록 책임감과 소신을 갖고 임하겠다"면서 "야당과의 관계는 과거 동지들이었고 10년 이상 의정활동을 같이 한 의원들이 많으니 허물없이 정책을 이야기하면서 접점을 찾고 소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본인은 어떤 특정 철학에 집착하거나 매몰된 사람이 아니다"면서 "야당과 서로 성의 있게 대화를 하면 충분히 통합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통합론을 강조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이낙연 총리 후보자 프로필

전남지역 4선 국회의원… '5선 대변인' 별명도

이낙연 총리 후보자는 1952년 전남 영광 출신으로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79년 동아일보에 입사해 언론인으로 21년간 재직했다. 정치부 기자 시절 '동교동계'로 불리는 옛 민주당을 출입하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뒤 2000년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고양인 함평·영광에서 출마해 여의도 진출에 성공했다. 이후 19대 국회까지 내리 4선을 한 뒤, 2014년 도지사에 당선돼 도정을 이끌다 이번에 국무총리 후보로 전격 발탁됐다. 온건한 합리주의자라는 평이다.

초선 시절인 2001∼2002년 두 차례의 새천년민주당 대변인, 2002년 대선 때 선대위 대변인과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대변인, 2007년 대선 과정에서 대통합민주신당 대변인 등 다섯 차례에 걸쳐 '당의 입'으로 발탁돼 '5선 대변인'이라는 별명을 얻었을 정도로 명 대변인으로 이름을 날렸다. 미술 교사 출신의 부인 김숙희씨와 1남.

△전남 영광(65) △광주제일고 △서울대 법대 △16·17·18·19대 국회의원 △노무현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 △새천년민주당 대표비서실장·대변인·기획조정위원장·원내대표 △대통합민주신당 대변인 △민주당 원내대표 △민주당 사무총장 △한·일의원 연맹 수석부회장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장 △전남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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