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용 부지를 매입할 때 매수자는 매도인에게 '토지사용승낙서'를 받아놓는다. 이는 토지매입과 동시에 건축신고 준비를 위해 구비하는 서류인데, 매매계약이 취소되는 경우 문제가 발생하곤 해 주의가 필요하다.

청주 법률사무소 직지의 윤한철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토지사용승낙서란 토지의 소유자가 타인이 본인의 토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하는 내용을 가진 문서로 소유권의 이전등기가 마쳐지기 이전 지구단위 계획에 따라 건축의 인·허가를 진행할 때 필요한데, 이는 매매계약서의 내용을 근거로 작성한다"며, "다만 토지에 건축허가가 남아있으면 신규허가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계약이 파기되면 사용승낙도 무효로 한다는 특약을 두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는 매수인의 잔금 미지급 등으로 계약이 파기되는 경우 건축허가를 신청했던 매수인이 순순히 철회에 협조해주지 않는 경우로 분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윤 변호사는 "현재 지자체는 '건축허가의 철회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허가받은 자 만이 철회의 권한이 있다'며 매도인의 철회신청을 받아주지 않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매수인이 협조해주지 않는 경우 지자체를 상대로 건축허가 철회신청 거부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해 자신의 권리를 되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대법원은 매도인이 제기한 건축허가 철회신청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매도인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2014두41190)을 해 이목이 집중되었다.

A씨는 공동주택을 짓기 위해 B씨 소유의 토지를 매수하고 B씨로부터 토지사용승낙서를 받아 관할 지자체장으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았다. 매도인 B씨는 '기한까지 잔금을 모두 지급하지 못하면 별도의 최고 절차 없이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고, 사용승낙서는 효력을 잃으며 건축허가를 포기·철회한다'는 약정을 체결했다.

이후 매수인 A씨가 잔금을 내지 못하자 B씨는 계약을 해지한 뒤 지자체에 '사용승낙서가 실효되고 이에 기초한 건축허가 역시 더 이상 존속시킬 필요가 없는 사정이 생겼다'며 건축허가의 철회를 신청했다.

그러나 지자체는 '건축허가는 건축주 본인의 신청이 있거나 건축법이 규정하는 착공 지연 등의 사유가 있어야만 취소가 가능하다'며 건축허가철회를 거부했고 B씨는 지자체를 상대로 건축허가 철회신청 거부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대법원은 '건축주가 토지 소유자로부터 토지사용승낙서를 받아 그 토지 위에 건축물을 건축하는 건축허가를 받았다가 그 착공에 앞서 건축주의 귀책사유로 해당 토지를 사용할 권리를 상실한 경우, 건축허가의 존재로 말미암아 토지에 대한 소유권 행사에 지장을 받을 수 있는 토지 소유자로서는 그 건축허가의 철회를 신청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며 '행정행위를 한 처분청은 비록 그 처분 당시에 별다른 하자가 없었고, 처분 후에 이를 철회할 별도의 법적 근거가 없더라도 원래의 처분을 존속시킬 필요가 없게 된 사정변경이 생겼거나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발생한 경우에는 그 효력을 상실케 하는 별개의 행정행위로 이를 철회할 수 있다'고 판시하며 매도인의 손을 들어주었다.

윤 변호사는 "대법원은 이에 덧붙여 '다만 취소의 사유가 있더라도 이미 부여된 국민의 기득권을 침해하는 행위일 수 있으므로 취소권의 행사는 기득권의 침해를 정당화할 만한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보호할 필요가 있고, 이를 상대방이 받는 불이익과 비교해 볼 때 공익상의 필요 등이 상대방이 입을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강한 경우에 한해 허용될 수 있다'고 안전장치를 두기도 했다"며 "판례에서는 계약철회로 B씨의 이익을 보호할 필요가 있으며, A씨가 갖는 불이익과 비교하여 볼 때 B씨의 이익을 보호할 필요가 A씨의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강하다고 판단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판례로 인해 계약취소 시 매수인과 매도인 간에 발생할 수 있는 사용승낙서와 관련된 분쟁에서 매도인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매도인의 경우 사용승낙서작성 시 '매매계약 철회 시 사용승낙서도 무효 된다'는 안전장치를 해둘 필요가 있겠다.

윤한철 변호사는 "부동산 관련 분쟁에는 다양한 사안이 복잡하게 걸쳐 있는 경우가 많은 만큼 다양한 경험을 통해 노하우를 축적한 부동산 전문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히나 이와 같은 행정소송의 경우 준비서류와 절차가 까다로운 만큼 문제가 발생했다면 부동산전문변호사의 조력을 통해 골치 아픈 문제를 해결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cs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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