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가 시장은 나무랄 데 없는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곳곳에 도사린 위험요소를 잘 파악한 후 투자에 임할 필요가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중대형상가와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각각 9.5%와 3.9%로 각각 전분기 대비 1.1%포인트와 1.3%포인트 내렸다. 임대가격지수는 모두 100.1로 전분기 대비 0.1 상승했다. 기업경기 회복과 소비심리 개선 등 효과로 공실이 줄고 임대료도 상승세를 보였다. 또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시중의 풍부한 유동자금이 상가 시장으로 향하는 분위기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만은 없다. 하반기에는 시장 판도를 좌우할 매머드급 변수들이 대기하고 있어서다.
먼저 코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와 이후의 경제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상가시장 경기는 부동산 정책 및 경제 상황과 직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유력 대선후보들이 젠트리피케이션(구도심 활성화로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 방지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부 상권에 낀 '임대료 거품'을 제거하겠다는 의미의 공약인데 임대료는 곧 건물가치를 결정하는 척도라는 점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이 진행되거나 조짐을 보이고 있는 지역의 상가는 투자자 관점에서 주의해야 할 요소다.
중국의 사드 보복 및 이를 둘러싼 새 정부의 대응 방향도 관심 있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동대문·명동 등 서울에서도 A급 상권으로 꼽혀온 지역의 상인들이 사드 보복에 따른 매출 급감을 호소하고 있고, 이 일대 공실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중국인들에 의해 활성화됐거나 대중국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상권에 대한 투자는 한 템포 늦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상가 시장 양극화가 진행 중임을 기억하자. 시장에 나오자마자 수백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주인을 찾는 상가가 있는가 하면 수년째 미분양과 공실에 허덕이는 상가도 많다. 이럴 때는 높은 수익률이나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보다는 안전성에 초점을 맞추는 게 좋다.
배후수요가 충분하게 확보된 단지 내 상가, 소비력이 좋아 임차 수요가 꾸준한 상권, 신도시·택지지구 중에서도 가격조정기를 마친 상권 등을 위주로 투자 대상을 선별한다면 보다 안전한 투자가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