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불투명 속 사상 최고 실적 LG 차량부품·에너지 관심 집중 삼성, 차량용 텔레매틱스 공략 SK, 대형 인수전 공격적 참여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5대 그룹이 새 성장동력 키우기에 힘을 쏟고 있다. 반도체·석유화학 등 주력 제품의 가격 상승세에 힘입어 1분기 사상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환율과 국제유가 등 외부 변수로 미래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구본준 ㈜LG 부회장은 자동차 전장부품과 에너지 등 신사업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LG 계열사 한 관계자는 "구 부회장은 지난해까지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을 역임했고 LG전자 VC(자동차부품)사업본부를 출범시키는 등 신사업의 산파 역할을 했다"며 "요즘도 진행 상황을 꼼꼼히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실제로 LG전자는 최근 GM 외에 여러 업체로부터 여러 건의 전기차 부품 수주를 받아 개발단계에 있다.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제외 등으로 고전했던 LG화학 난징공장도 전력저장장치(ESS) 등 수요 다변화로 가동률이 지난해 20%대에서 최근 70%대까지 상승했다.
삼성전자 역시 자동차용 텔레매틱스 시장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로부터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허가를 받은 삼성전자는 미국을 중심으로 트럭용 내비게이션과 텔레매틱스 소프트웨어, 전자로그장치(ELD) 등 물류 사물인터넷(IoT) 사업을 본격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도시바메모리 인수전을 직접 진두지휘하면서 계열사 별로 신사업 확대를 위한 공격 투자를 주문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의 경우 지난주 중국 출장 기간에 광둥성 광저우시를 방문해 시스코의 스마트시티 착공식에 참석하는 등 미래차 개발을 위한 협력방안을 모색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달 29일 미국으로 출국해 글로벌 금융사와 IBM, 허쉬 등 현지 협력업체의 고위 인사들을 연이어 만나는 등 사업 확대 방안을 찾고 있다.
주요 대기업이 신사업 육성에 분주한 이유는 환율 등 외부 변수의 영향으로 실적 상승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28일 1달러당 1212.5원까지 상승했던 원·달러 환율은 3월 27일 1108.5원까지 떨어졌다. 지난 2월 3일 1배럴당 55.08달러까지 올랐던 두바이유 가격도 2일 49.3달러로 떨어졌다.
재계 관계자는 "환율과 국제유가 등 외부변수가 시차를 두고 영향을 주는 점을 고려하면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기존 주력 사업은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고 동시에 신사업 육성을 위한 행보도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