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등 인기… 저렴한 가격 한몫
온라인판매 연평균 28.2% 증가
현지 겨냥 맞춤 상품 선뵈기도

한류 바람을 타고 일본에서 K패션 소호몰이 주목받고 있다. 일본 현지 스타일을 아우른 K패션과 사진·영상 등 다양한 상품 콘텐츠를 무기로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으며 빠르게 성장하는 곳들이 늘고 있다.

현재 일본을 대상으로 한 국내 온라인 해외직접판매(역직구)에서 규모가 가장 큰 영역이 의류·패션상품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일본 대상 역직구 중 의류·패션상품 비중은 2014년 54.3%, 2015년 67%, 지난해 65.9%로 최근 3년 새 약 10%p 늘었다. 특히 패션상품 역직구 규모는 2014년 489억6000만원, 2015년 575억9400만원, 지난해 799억500만원으로 연평균 28.2% 증가했다. 역직구 1위 국가인 중국에서 화장품 판매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고(83.4%), 의류·패션상품 비중은 10.6%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전자상거래 솔루션 업체인 메이크샵의 해외직접판매 채널인 OKDGG에서도 지난해 일본 전체 매출 가운데 패션비중이 80%에 달했다. OKDGG에서는 '나는예쁘다' '체리코코' '시부야' 등 패션 소호몰의 '슬림핏' 여성의류가 많이 팔렸다. 카페24의 온라인몰 솔루션을 활용하는 여성의류 전문몰 '핫핑'의 지난해 일본 시장 매출은 20억원을 돌파해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여성의류 전문몰 '오오토로'도 2014년 일문몰을 연 뒤, 현재 오픈 초기보다 10배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일본에서 K패션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단연 한류 열풍 때문이다. K팝, 한국드라마 등을 통해 K패션 스타일이 현지인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졌다. 특히 한류 스타들의 인기가 높고 이들을 중심으로 K패션이 알려지면서 'K패션은 촌스럽지 않다' '한국은 패션을 이끌어가는 나라'라는 이미지도 생겼다.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것도 인기에 한 몫하고 있다.

메이크샵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K패션이 가성비가 좋다고 입소문이 나 있다"며 "현지인들이 한국 드라마를 본 뒤 소호몰에서 비슷한 옷을 발견하면 자연스럽게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는 국내처럼 패션 소호몰이 많지 않다는 점도 인기요인이다. 현지 온라인유통 시장은 '라쿠텐' 등 오픈마켓 중심으로 돼 있고 브랜드몰이 적어 패션 소호몰이 현지인들에게 하나의 브랜드처럼 신선하게 인식되고 있다. 딱딱한 제품 사진 몇장 정보를 보여주는 일본 오픈마켓과 달리 여러 스타일을 연출해 화보처럼 다양한 이미지를 선보이는 점도 소비자들의 마음을 끄는 비결이다. 카페24 관계자는 "라쿠텐에서 판매하는 패션 상품 이미지는 마네킹에 옷을 입힌 사진 몇 장 정도"라며 "국내 소호몰은 수십 장씩 상품 이미지를 올리며 상품정보를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장 가능성이 확인되자 소호몰들은 국내 시장을 거치지 않고 처음부터 일본에 진출하기도 한다. 오오토로는 일본만 겨냥하는 쇼핑몰로, 일본인 MD와 협업해 현지인이 좋아하는 스타일을 아우른 K패션 코디를 선보이고 있다. 정남윤 오오토로 대표는 "일본은 진입 장벽이 높지만 마니아층을 잘 공략하면 지속적으로 단골을 확보할 수 있는 나라"라며 "일본인 체형과 그들이 좋아하는 색상을 접목해 코디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교포들이 K패션 소호몰의 가능성을 보고 시장에 뛰어드는 경우도 있다. 김리나·김지영 옐로우 대표는 일본에서 K패션 선호도가 높다는 점에 주목해 2015년 여성의류 전문몰 '옐로우'를 열었다.

현지인들의 취향에 맞는 상품과 코디를 내세운 결과 전체 고객의 50% 이상은 반복구매가 잦은 충성고객이다. 이들은 상품 이미지를 한국에서 촬영하며, SNS에 상품 이미지를 올릴 때 한국어로 해시태그를 다는 등 한국적 특색을 강조하면서 현지인들을 단골로 끌어들이고 있다.

박민영기자 ironlu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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