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벌써 1년 전이 돼버린 2016년 리우 올림픽. 우리는 선수들의 메달 획득 이상으로 기쁜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바로 탁구 선수 출신 유승민 코치의 IOC위원 선출 소식이었다. 경쟁자들보다 인지도 등 여러모로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열심히 발로 뛰면서 진심과 성의를 갖고 한 명, 한 명 설득해 이뤄낸 성과였다.
그리고 2017년 3월 말, 그는 6개월 동안의 공부를 목적으로 하와이로 떠났다. 이미 성공한 선수 출신 지도자로 자리매김 하고 있었지만, 영어와 스포츠 매니지먼트 등 본인의 경쟁력을 더 높이기 위해 '공부하는 선수'의 모습을 또한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많은 종목에서 프로 스포츠만큼 대학 스포츠의 열기 또한 대단하다.
지난 3월은 '3월의 광란'(March Madness)이라고까지 불리는 전미 대학농구선수권 대회 토너먼트 기간이었다. 미국 대학 농구에서 유망한 선수들은 미 프로농구(NBA) 진출에 성공해 부와 명예를 거머쥘 수 있는 출발선에 오를 수 있다. 그렇지만 통계에 따르면 그 출발선에 오르는 선수는 단 2%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럼 프로 진출에 실패한 98%는 대학 졸업 후 과연 무엇을 하고 있을까? 미국에 있는 한 지인은 학부 시절 수구(워터폴로) 선수로 활동하고 있었다. 그 대학이 전통적으로 워터폴로 종목이 강한 학교였고, 그는 장학금까지 받으면서 입학했기 때문에 정말 열심히 선수 활동을 했었다.
졸업 후, 그는 어떤 모습으로 변했을까? 그는 음악을 공유하는 플랫폼 앱을 개발하는데 성공했고, 그것을 기반으로 본인이 원하는 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결국, 대학 선수 시절 전공이었던 경제학에 대한 공부를 놓지 않았고, 전공을 살려 많은 이들이 꿈꾸는 창업에 성공한 것이다. 그와 같이 선수 생활을 했던 다른 팀원들도 여러 다양한 분야에서 나름 성공적인 삶을 영위하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아직 많은 부분들에서 부족한 점이 있지만, 진에어는 e스포츠 선수단인 그린윙스 선수들을 후원하는데 많은 힘을 쏟고 있다. 이는 단순히 현재의 성적과 경기력 향상을 위한 후원을 넘어, 선수 한명 한명의 성공적인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기반을 만들어주기 위해, 그리고 e스포츠 이외의 다른 분야로도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할 수 있도록 후원하고 있다.
또래 친구들보다 더 빨리 경제적인 여유를 가질 수는 있지만, 그 이면에는 학업을 포기하고 오로지 연습과 훈련에 매진해야 하는 것이 우리 프로게이머들의 현실이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e스포츠의 인기가 올라가면서, 세계 최정상급의 실력을 가진 우리 선수들은 대한민국을 넘어 다른 나라에서도 당당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만큼 선수 생활이 더욱 길어지게 된 측면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경쟁이 극심한 더 큰 무대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선수 본인들이 프로게이머 본연의 능력 외에 더 많은 경쟁력을 보유해야 하는 부담이 더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진에어는 우리 선수들이 세계라는 무대에서 더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그 날을 위해, 1차적으로 어학 공부를 필수로 하게 하는 환경을 조성하면서, 경쟁에 필요한 다양한 능력을 개발해 나갈 수 있도록 그린윙스 선수들을 지원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것들이 단순히 진에어라는 후원사 하나의 의지로만 진행이 되는 제한된 활동이라면 만족스러운 결과를 이끌어 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미국의 경우 이미 e스포츠 대학 리그들이 활성화하면서 e스포츠 선수 장학금 제도까지 생겼다. 이것은 e스포츠 선수 생활을 하면서 학업을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는 다양한 능력을 겸비한 학생 선수 들이 육성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e스포츠의 종주국은 대한민국이라 할 수 있고, 세계적으로 e스포츠를 활성화 시킨 주역들은 우리 젊은 선수들이다. 이러한 선수들을 제대로 육성하고, 다양한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기반인 학업을 장려하는 측면에서 여전히 많이 부족한 우리의 현실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만 가득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