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매출액 149억4000만달러
인텔보다 5억달러↑…추월 유력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 '한몫'"기념비적 사건 … 지속 위해서는
근본적 경쟁력 확보 돼야" 지적
비메모리 성장 여부 미래 '좌우'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반도체 사업에 진출한 지 34년 만에 세계 1위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전자가 부동의 업계 1위인 인텔을 제치는 기념비적인 사건이 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일시적인 결과일 뿐 이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비메모리 반도체의 세계적 경쟁력 확보 등 근본적인 체질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3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올 2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매출이 1분기보다 약 7.5% 증가한 149억4000만달러(약 1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인텔의 144억달러보다 5억달러 이상 많은 숫자다. 이에 따라 처음으로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세계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4분기 128억6500만달러로 인텔의 80% 수준이었던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매출은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그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올 1분기 삼성의 반도체 매출은 135억8100만달러로 인텔과 격차를 6억3900만달러(4.5%)로 좁혔다.

IC인사이츠는 "삼성전자의 1위는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모든 반도체 기업에 기념비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삼성전자는 1983년 삼성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의 '도쿄 구상'에서 반도체 사업 진출을 본격 선언했고, 같은 해 64K D램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 증가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이 이끌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메모리반도체인 D램의 표준 제품인 'DDR4 4Gb 512Mx8 2133㎒'의 평균 계약가격(고정거래가격)은 3.09달러를 기록해 약 10개월 만(작년 6월 30일 1.31달러)에 2.4배 상승했다. 같은 기간 낸드 플래시 범용제품인 '128Gb 16Gx8 MLC' 역시 지난해 4월 29일 3.51달러와 비교해 57.0% 오른 5.51달러를 기록했다.

삼성이 첫 세계반도체 1위 도약이라는 기념비적인 비전 속에서도 일시적인 효과일 뿐 근본적인 경쟁력이 높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이어진다. 삼성은 여전히 시황에 민감한 메모리반도체 사업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세계 1위 자리를 확고히 하기 위해서는 결국 비 메모리반도체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한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 등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메모리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3%에 불과하다. 77%가 비 메모리반도체 시장으로 삼성전자의 이 시장점유율은 5%도 안된다. 특히 메모리반도체는 규격 대량 양산 제품이어서 대체재를 구하기 쉽고 중국의 대규모 투자에 따른 공급과잉 우려 불안요인도 크다. 삼성전자 역시 이 점을 알고 최근 화성 11라인의 일부를 상보성금속산화반도체(CMOS) 이미지센서(CIS)로 전환하기로 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대내·외 변수로 신규 증설 투자는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는 경쟁사와 상당한 격차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비메모리 사업의 성장 여부가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박정일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