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자본시장법시행령 의결
부동산 투자한도 30%로 확대
자기자본 4조이상 대형증권사
어음발행 등 단기금융업 가능
미래에셋 등 빅5 경쟁 본격화

한국형 골드만삭스 양성을 위한 '초대형 투자은행(IB)' 사업이 본격화된다.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등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기업금융 부문의 경쟁력을 살려 초대형IB 경쟁에 돌입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일 초대형IB 육성을 위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시행령은 자본력이 충분한 증권사에 새로운 자금조달 방식을 허용해 기업금융을 활성화 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는 오는 12일 초대형IB 지정절차와 관련한 설명회를 개최하고, 이날부터 단기금융업 인가 신청을 받는다. 인가 및 지정절차가 마무리되는 오는 7월쯤 국내에서도 초대형IB 업무가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시행령 개정으로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증권사는 만기 1년 이내 어음 발행이나 할인, 매매, 중개, 인수, 보증 등의 '단기금융업무'를 할 수 있다. 현재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6조7000억원), NH투자증권(4조6000억원), KB증권(4조1000억원), 삼성증권(4조1000억원), 한국투자증권(4조700억원) 등 5곳이다.

또한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증권사는 투자자로부터 예탁받은 자금을 통합 운용해 다시 투자자에게 수익을 돌려주는 '종합투자계좌업무'를 할 수 있다. 현재는 8조원 이상의 자본력을 갖춘 증권사가 없지만 미래에셋대우가 자사주 매각 등의 방법을 통해 8조원 수준으로 불릴 계획이다. 초대형IB는 단기금융 및 종합투자계좌 예탁금의 각각 50%와 70%를 기업금융에 운용해야 한다. 부동산 자산에 대한 투자는 30%까지 가능하다.

이와 함께, 정부는 초대형IB가 모험자본 공급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신용공여 등과 관련한 건전성 규제를 재정비했다. 단기금융업무 및 종합투자계좌 운용자산은 레버리지비율 산정 시 제외했고, 대출자산의 위험수준에 따라 건전성 부담이 결정되는 새로운 순자본비율(NCR) 지표를 적용했다.

증권가 '빅5'는 이미 벌써부터 초대형IB 대전 모드로 전환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미 대표이사 직속의 '초대형투자은행추진단'을 구성,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 등의 업무를 위한 전산개발을 마쳤다. 탄탄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인수금융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우선 발행어음의 만기를 장기화·다양화하고, 유동자산으로 인정받으면서 기업금융을 확대할 수 있는 채권 등의 투자비중을 확대할 것"이라며 "또 벤처투자, 인수금융, SOC 등의 장기적인 투자가 병행될 수 있도록 최적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총 11명으로 구성된 발행어음 태스크포스팀TFT)을 신설했다. TFT에서는 발행어음을 통한 자금조달 및 자산운용 전략, 사업부 연계, 법률 및 전산 등 업무를 진행한다. NH투자증권은 올 하반기에 2조원 규모의 어음을 발행할 계획이다. 이는 주로 기업신용공여, 인프라자산 등의 기업금융자산, 부동산 등 대체투자, 유동성 확보를 위한 고유동성자산 등에 운용될 예정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기업신용공여의 경우 IB 딜과 연계된 인수금융 및 구조화 대출, 기업에 대한 시설·운영자금 대출 등으로 운용할 예정"이라며 "보수적인 관점에서 평균마진은 약 150~200bp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연평균 1조원 가정 시 150억~200억원의 마진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KB증권도 약 2조원의 어음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이 중 1조원은 기업금융 자산에 투자하고 일부는 유동성자산으로 운용한다. 또한 국내외 사회간접자본(SOC)과 대체투자 확대를 통해 IB부문의 수익 다변화도 추구한다. KB증권 관계자는 "현재 초대형IB 관련 TF를 운영 중이며, 금융위 설명회 후 구체적인 추진방안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우량 대체상품의 인수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최적의 상품을 공급하고, 인수금융에 참여하는 등 직접 투자보다는 자본의 활용 및 효율성에 주안점을 둘 계획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상품 공급을 통해 기관고객 뿐만 아니라 리테일(WM) 고객과의 시너지를 한 단계 끌어올려 고객만족도와 회사 경쟁력 증대를 추구해 나갈 것"이라며 "다양한 글로벌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신상품 개발로 연결해 글로벌 시장이란 새로운 영역에서 리더십을 극대화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업계에서 가장 다각화된 IB 사업구조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기업공개(IPO), 회사채 발행, 구조화 금융 등으로 자산을 운용할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모든 IB사업 부문에서 업계 상위권을 지속하고 있어 확충된 자본을 통한 효율적인 수익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수기자 min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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