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역협정 재검토 행정명령
한·미 FTA 전면 재검토 '수순'
회복 조짐 경제에 미국발 '찬물'
자동차산업 101억달러로 '최대'
일자리 손실도 9만명에 달할듯
"기계·철강 등 산업별 대응 필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세계 각국과 맺은 무역협정에 대한 전면 재검토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한·미 FTA가 재협상 수순에 들어갔다. 최근 회복조짐을 보이던 우리 경제에 미국발 보호무역주의가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우려된다. 당장 트럼프 미 행정부가 요구하고 나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이뤄지면 우리 수출에 끼칠 손실이 170억달러에 이른다는 추산도 나온다. 그동안 뒷전으로 밀려나 있던 통상 문제가 대선 막바지 초미의 관심사로 급부상하고 있지만, 차기 정부가 이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취임 100일째를 맞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각 교역 대상국, 세계무역기구(WTO)와 맺은 무역협정을 전면 재검토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AP통신이 밝혔다.
이에 따라 미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는 미국 내 일자리를 빼앗거나 무역 적자를 심화시키는 무역협정을 조사한 뒤 해결책이 담긴 보고서를 수개월 안에 발표할 예정이다.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은 "현재 무역협정 하에서 규정 위반이나 남용 사례가 있는지 집중적으로 살펴보기 위한 행정명령"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행정명령이 시행되면 한미 FTA 재검토에 대한 미국의 요구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정부는 그동안 한미 FTA와 나프타(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등 두 협정을 두고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간 '재앙'이라고 맹비난하며 재협상 의지를 밝혀왔다.
미국은 대한 무역적자가 2016년 기준 277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를 향해 에너지 수입 확대 등을 강하게 요구하며 적자규모를 대폭 줄이려 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반덤핑 상계관세 집행강화 행정명령에 근거해서도 철강을 비롯해 한국산 물품의 통관절차를 크게 강화해 한미 FTA 협상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측면압박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스 장관은 25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알루미늄·반도체·조선업 등을 보호하기 위해 한미 FTA 재협상을 검토 중"이라 밝혔다. 최근 반도체 글로벌 업황 호조로 수출 부진 장기화를 털어내고 이제 막 회복 조짐을 보이던 우리 경제에 또다시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지난달 30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한미 FTA 재협상과 미일 FTA의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미 FTA 재협상이 추진돼 관세율이 새롭게 조정될 경우 우리나라에 앞으로 5년간 발생할 수 있는 수출 손실은 최대 170억달러(약 19조4000억원)에 이른다.
특히 자동차산업의 수출 손실은 101억달러로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됐다. 일자리 손실 9만명, 생산유발손실 28조원, 부가가치유발손실 7조원 등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최남석 전북대 교수는 "한미 FTA 재협상 등 미국의 신통상정책 기조에 대응해 국내 산업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미국으로부터 무역적자 증대 지적을 받을 수 있는 자동차, 기계, 철강 부문의 산업별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미국 현지 투자를 확대하는 한국 다국적기업에는 미국 기업과 같은 수준의 세제혜택과 규제 완화를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당장 대선 다음날인 10일 들어서는 차기 한국 정부는 이같은 미국의 움직임에 즉각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까지 대선후보들은 한미 FTA 재협상 자체에 반대하거나 국익을 우선으로 한 재협상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다만 접근 방법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우선 유력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박근혜 정부 시절 산업자원부로 흡수됐던 통상 부분을 다시 떼어내 외교부로 복원, 통상외교를 강화하고 한미 FTA 재협상 문제를 좀 더 효율적으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역시 한미 FTA 재협상에 대비해 외교부에 통상 기능을 복원, 외교통상부로 환원해야 한다는 공약을 내놨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한미 양국 간 장관급 통상회의를 거쳐 한미 FTA 재협상을 타결하되 지적 재산권 관련 문제 등 일명 독소조항을 바꾸겠다는 입장이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한미FTA 재협상 시 국내 사법권을 인정하지 않는 투자자 국가 소송제 조항을 폐지하고 서비스 시장 개방을 포지티브 방식으로 변경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미국산 셰일가스 대거 수입을 협상 카드로 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통상 분야에 대한 대선후보들의 공약이 여전히 모호하고 현실 인식이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부 관계자는 "조직 개편론으로 뒤숭숭한 현 상황에서 한미 FTA 재협상 관련 어느 부처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다"고 말했다.
문혜원기자 hmoon3@dt.co.kr
한·미 FTA 전면 재검토 '수순'
회복 조짐 경제에 미국발 '찬물'
자동차산업 101억달러로 '최대'
일자리 손실도 9만명에 달할듯
"기계·철강 등 산업별 대응 필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세계 각국과 맺은 무역협정에 대한 전면 재검토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한·미 FTA가 재협상 수순에 들어갔다. 최근 회복조짐을 보이던 우리 경제에 미국발 보호무역주의가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우려된다. 당장 트럼프 미 행정부가 요구하고 나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이뤄지면 우리 수출에 끼칠 손실이 170억달러에 이른다는 추산도 나온다. 그동안 뒷전으로 밀려나 있던 통상 문제가 대선 막바지 초미의 관심사로 급부상하고 있지만, 차기 정부가 이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취임 100일째를 맞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각 교역 대상국, 세계무역기구(WTO)와 맺은 무역협정을 전면 재검토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AP통신이 밝혔다.
이에 따라 미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는 미국 내 일자리를 빼앗거나 무역 적자를 심화시키는 무역협정을 조사한 뒤 해결책이 담긴 보고서를 수개월 안에 발표할 예정이다.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은 "현재 무역협정 하에서 규정 위반이나 남용 사례가 있는지 집중적으로 살펴보기 위한 행정명령"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행정명령이 시행되면 한미 FTA 재검토에 대한 미국의 요구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정부는 그동안 한미 FTA와 나프타(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등 두 협정을 두고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간 '재앙'이라고 맹비난하며 재협상 의지를 밝혀왔다.
로스 장관은 25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알루미늄·반도체·조선업 등을 보호하기 위해 한미 FTA 재협상을 검토 중"이라 밝혔다. 최근 반도체 글로벌 업황 호조로 수출 부진 장기화를 털어내고 이제 막 회복 조짐을 보이던 우리 경제에 또다시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지난달 30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한미 FTA 재협상과 미일 FTA의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미 FTA 재협상이 추진돼 관세율이 새롭게 조정될 경우 우리나라에 앞으로 5년간 발생할 수 있는 수출 손실은 최대 170억달러(약 19조4000억원)에 이른다.
특히 자동차산업의 수출 손실은 101억달러로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됐다. 일자리 손실 9만명, 생산유발손실 28조원, 부가가치유발손실 7조원 등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최남석 전북대 교수는 "한미 FTA 재협상 등 미국의 신통상정책 기조에 대응해 국내 산업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미국으로부터 무역적자 증대 지적을 받을 수 있는 자동차, 기계, 철강 부문의 산업별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미국 현지 투자를 확대하는 한국 다국적기업에는 미국 기업과 같은 수준의 세제혜택과 규제 완화를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당장 대선 다음날인 10일 들어서는 차기 한국 정부는 이같은 미국의 움직임에 즉각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까지 대선후보들은 한미 FTA 재협상 자체에 반대하거나 국익을 우선으로 한 재협상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다만 접근 방법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우선 유력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박근혜 정부 시절 산업자원부로 흡수됐던 통상 부분을 다시 떼어내 외교부로 복원, 통상외교를 강화하고 한미 FTA 재협상 문제를 좀 더 효율적으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역시 한미 FTA 재협상에 대비해 외교부에 통상 기능을 복원, 외교통상부로 환원해야 한다는 공약을 내놨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한미 양국 간 장관급 통상회의를 거쳐 한미 FTA 재협상을 타결하되 지적 재산권 관련 문제 등 일명 독소조항을 바꾸겠다는 입장이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한미FTA 재협상 시 국내 사법권을 인정하지 않는 투자자 국가 소송제 조항을 폐지하고 서비스 시장 개방을 포지티브 방식으로 변경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미국산 셰일가스 대거 수입을 협상 카드로 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통상 분야에 대한 대선후보들의 공약이 여전히 모호하고 현실 인식이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부 관계자는 "조직 개편론으로 뒤숭숭한 현 상황에서 한미 FTA 재협상 관련 어느 부처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다"고 말했다.
문혜원기자 hmoon3@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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