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슬기 기자] 삼성전자가 올 1분기 10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내며 14분기 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통적인 IT 비수기로 꼽히는 1분기 가운데에서는 역대 최고치다. 그동안 삼성전자의 맏형 노릇을 해왔던 반도체 부문이 호황을 타고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어 1분기 비수기의 공식을 깼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은 50조원, 영업이익은 9조9000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0.44%, 영업이익은 48.2%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역대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해 4분기보다 2.5%포인트 오른 19.8%로 치솟아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49조5565억원, 9조3702억원으로 추정했었다.
여기에는 반도체 부문의 실적이 급증한 영향이 컸다. 올 1분기 내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는 반도체에서만 6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4분기보다 21.2% 늘어난 것이다. 삼성전자가 1위를 차지하고 있는 D램과 낸드플래시의 표준제품 평균계약가격은 지난달 2.75달러, 3.56달러로 1분기 내내 상승을 거듭했다.
디스플레이 부문도 삼성전자의 호 실적에 힘을 보탰다. 이 회사는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약 1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한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전 분기와 비슷한 실적을 이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IT·모바일(IM) 부문은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인한 전략 제품의 부재로 전년 동기보다 48.6% 줄어든 약 2조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갤럭시S7의 수요가 이어져 1조원대 급감은 막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TV와 냉장고 사업이 계절적 비수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탓에 상대적으로 다른 사업보다 부진했던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CE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41.2% 줄어든 약 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8이 2분기에 출시하고, 삼성디스플레이의 애플 공급 수혜 효과가 2분기부터 반영해 내부적으로 1분기보다 2분기 실적을 더 기대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