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경영의 핵심은 결국 신약개발이다. 국민과 주주들의 신뢰를 다시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신약개발이라는 점을 모두 명심해야 한다."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회장은 이달 임원회의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한미약품은 올해 핵심 경영방침인 '신뢰경영'을 실행에 옮기려면 결국 R&D를 통해 혁신 신약을 개발해야 한다는 신념 하에 묵묵하고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이를 위해 최근 한미약품연구센터를 책임졌던 신약개발 전문가 권세창 부사장과, 한미약품의 제제연구 및 경영관리 부문을 총괄했던 우종수 부사장을 공동대표 사장으로 선임했다. 이와 함께 미국 MD앤더슨 암센터 교수인 김선진 박사를 R&D본부장 및 최고의학책임자(CMO)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한미약품은 글로벌 제약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개발 중인 여러 혁신 신약을 차질없이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30개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했고 이중 12개는 8개 다국적 제약사와 제휴해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스위스 로슈 자회사 제넨텍과 계약한 'HM95573'은 다양한 암종의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확인했고, 미 일라이릴리에 기술수출한 자가면역질환치료 신약 'HM71224'는 작년 3분기 글로벌 임상 2상을 시작했다.
미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다중표적 항암신약 '포지오티닙'은 미국 2상이 진행 중이다. 프랑스 사노피에 기술수출한 당뇨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올해 글로벌 임상 3상을 시작할 예정이며, 미 얀센에 기술수출한 당뇨·비만신약 'HM12525A' 역시 올해 내 임상 재개를 앞두고 있다.
아울러 한미약품은 다양한 질환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통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단백질 의약품의 지속시간을 늘려주는 '랩스커버리' 기술을 당뇨비만 영역 외에 희귀질환치료 등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올초 공개한 '펜탐바디'는 북경한미약품에서 자체 개발한 이중항체 기술로, 내년 말 임상에 착수할 계획이다.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은 "우리가 개발한 신약들이 차질없이 개발되고 상용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일반 국민·주주들이 생소해 했던 제약산업과 신약개발에 대한 정확한 개념을 알리는 데도 힘쓰고 있다. 최근 홈페이지에게 신설한 '신약개발 쉽게 알아보기' 코너가 대표적이다. 이 코너는 기술수출 이후 단계별 임상 성과에 따라 연동되는 마일스톤과 중도해지에 따른 계약규모 변동 가능성 등을 자세히 담고 있다. 또 변동되는 임상 상황 등에 대해 빠르게 공시를 진행하고, 미공개정보 관리는 철저히 이뤄지도록 체계를 변경했다. 임직원의 미공개정보 활용은 원천 차단하도록 강도 높은 내부규정을 마련, 미공개 중요정보의 관리 및 유포 금지는 물론 임직원의 그룹 계열사 주식거래를 일정기간 회사가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우종수 한미약품 사장은 "올해 경영목표인 '신뢰경영'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신뢰를 회복하고 글로벌 수준의 내부관리 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며 "한미약품의 신뢰경영 행보에 주목해 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