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환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부회장
정용환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부회장
정용환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부회장

매년 2월 말이 되면, 전 세계 ICT업계, 혁신적인 제조업, 첨단기술기업들이 각자의 기술을 홍보하고 기술 트렌드를 체험하기 위해 바르셀로나로 모여든다. 1월 미국에서 세계전자제품박람회(CES), 2월 스페인에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가 개최되는데, 한해의 ICT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고, 미래의 기술을 경험할 수 있는 더 없는 좋은 기회다. 특히 MWC는 매년 10만명 이상의 기업가와 기술자들이 전시회를 참관한다. 전시회 참가기업들은 스마트폰, 태블릿PC, IoT, AI, 자율주행차 등 각종 ICT제품들이 저마다 혁신을 앞세우며, 고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MWC 2017의 특징은 첫째, 몇 년전부터 자동차와 ICT융합 서비스들이 선을 보이더니 올해에는 자동차 전시회인지 착각할 정도로 다양한 서비스가 선보였다. 물론, BMW, 벤츠, 포드, 푸조, 현대자동차 등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이 전시회 공간들을 가득 메웠다. 자율자동차, 커넥티드카 등 이름은 다르지만 전형적인 ICT와 자동차의 융합서비스다. 소형자동차에서 대형 트럭까지, 커넥티드카의 미래를 보여주고 있었고, 가까운 시일 내로 상용화되어 달릴 것만 같았다. 이러한 커넥티드카는 통신사가 중심이 돼 ICT융합 시대를 선도하고 있었다. ICT기업은 SKT, KT, 삼성전자, LG전자, 에릭슨, 화웨이, 버라이즌, 퀄컴, IBM, 보다폰 등 글로벌 통신사와 SW 기업들이 ICT와 자동차간 융합을 주도하고 있었다.

둘째, 글로벌 기업들이 생존경쟁에서 치열한 업종 파괴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2016년 기준으로 전세계 인구의 66%가 휴대폰을 이용하고 있고, 인터넷 사용자도 55%에 이른다(Digital in 2017). 통계적으로만 보면, 아직도 휴대폰이 없는 사람, 인터넷을 못 쓰는 사람들이 많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선진국에서는 휴대폰 가입자 수는 이미 100% 넘어선지 오래됐으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것이 모든 기업 CEO들의 미션이 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5G와 ICT융합이 주목을 받고 있고, 최근 글로벌 전시회의 주요 화두가 되고 있다. ICT융합은 업종을 뛰어넘어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고, 그 변화의 최전선이 이번 MWC 행사라는 점에서, 많은 기업과 참가자들은 초미의 관심을 보였다.

셋째, 전시회 흐름이 B2B 전시회 형태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다. B2B 전시회란 단순히 볼거리, 즐길거리에서 벗어나서 비즈니스 파트너 상담, 투자 상담으로 전시회의 내용과 깊이가 더해진 비즈니스 방식을 말한다. 전면에는 상담부스가 있지만, 안쪽에서는 전문 상담 코너를 마련해 비즈니스 상담을 하고, 오후가 지나면 네트워킹 파티 형태로 전시회가 운영됐다. 일례로 에릭슨은 한 해의 마케팅 예산을 이 행사에서 투입할 정도로 단일 부스로 1800평 규모로 참여했고, 일부는 B2B 형태로 마케팅 역량을 집중했다. 이처럼, 세계 전시회의 추세는 광폭의 ICT 융합, 업종 파괴, B2B로 진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나 지리적으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GDP기준으로 경제대국 2위인 중국과 3위인 일본의 경제규모는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보다 11배나 된다. 그런데, 중국, 일본의 인구 합계는 한국의 인구의 29배이고, 아태지역은 전세계 인구의 55%가 집중돼 있다. 또한,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전세계 유니콘(기업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스타트업) 중에 아시아 기업은 154개 중에 28.5%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면을 볼 때, 우리나라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지역권에 속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메리카대륙, 유럽대륙, 아시아대륙을 비즈니스로 연계할 수 있는 전략으로 ICT종합 전시회 개최가 필요하며, 나름의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본다. 또한, 우리나라가 국제통신연합(ITU)에서 발표한 ICT발전지수 1위를 차지하고 있어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을 테스트베드로 활용할 충분한 환경을 보유하고 있다.

1월에 개최한 CES는 북미에서, 2월의 MWC는 유럽에서 개최됐고, 다음은 아시아 차례다. 아직 이렇다 할 대형 전시회는 없지만, 국내에서 매년 5월에 개최되는 World IT Show(WIS)가 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WIS는 올해 10년차로,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 대표적인 ICT 전시회라 할 수 있다. 경제와 사회가 어려울 때에, ICT가 국가 경제에 큰 힘이 되었던 경험이 있다. 이러한 경험을 살려, 'WIS 2017'을 시작점으로, 다시한번 도약해서 저성장을 벗어나서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넘어 선진국으로 진입하는데 큰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 기업, 유관기관이 혼연일체가 되어 ICT강국의 위상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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