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 피의자 신분 출석
"국민께 송구…성실히 조사받겠다"
검 "진술거부 없어"… 혐의는 부인

박근혜 전 대통령 검찰 소환

박근혜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21일 검찰에 출석했다. 박 전 대통령 대면조사는 6개월 넘게 대한민국을 대혼란으로 몰아넣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진실 규명의 정점이자 하이라이트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전 9시35분시께부터 밤 늦게까지 서울중앙지검 1001호 조사실에서 박 전 대통령 조사를 벌였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15분께 서울 삼성동 자택을 나서 경찰의 교통 통제 속에 8분 뒤인 9시23분께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했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에 앞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간단한 입장만 밝힌 뒤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검찰 수사가 불공정했다고 생각하냐' '아직도 이 자리에 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느냐' 등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변을 피했다.

박 전 대통령은 노승권 1차장과 간단히 면담한 뒤 오전 9시35분부터 오후 12시5분까지, 약 2시간 반 동안 오전 조사를 받았다. 이후 점심 식사를 마친 뒤, 오후 1시10분부터 5시35분까지 오후 조사가 이어졌다. 특수본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특별히 진술을 거부한 것은 없다"며 "성실하게 답변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수사팀과 박 전 대통령측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판도라 상자가 열린 이후 가장 치열한 법리 공방을 벌였다. 박 전 대통령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강요, 공무상비밀누설 등 13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핵심은 뇌물수수 혐의다.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들이 미르·K스포츠 재단에 총 774억 원을 출연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놓고 검찰과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 간 치열한 공방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조사는 한웅재(연수원 28기) 형사8부장, 이원석(사법연수원 27기) 특수1부장이 번갈아가며 맡았다. 미르·K스포츠재단 강제모금, 대기업 인사 청탁 등 의혹을 중심으로 수사해온 한 부장이 오전부터 오후까지 박 전 대통령을 먼저 조사했다. 이 부장검사는 삼성 등 대기업 뇌물수수 의혹을 중심으로 조사를 이어갔다.

박 전 대통령 측에서는 유영하·정장현 변호사가 입회해 한 명씩 번갈아가며 방어권 행사를 도왔다.

이날 조사 과정의 영상녹화는 박 전 대통령 측의 거부로 이뤄지지 않았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 측에 영상녹화 동의 여부를 물었고 박 전 대통령 측은 부동의 의사를 밝혔다. 특수본 관계자는 "영상녹화는 절차적 문제"라며 "실제 답변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이미정기자 lmj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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