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현장 24년 근무 베테랑
TRCM·CAM 등 첨단공법 적용
'최고난도' 9호선 건설도 지휘
"시공관리 통한 원가절감 자신"


■건설명장을 만나다
인터뷰 김우상 쌍용건설 상무


우리는 흔히 한 분야에서 경험이 많고 직업 정신이 투철한 사람에게 '뼛속까지'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지하철 및 지하구조물 현장에 24년간 몸담은 김우상 쌍용건설 상무(사진)에게는 이 수식어가 잘 어울린다. 싱가포르 DTL2 지하철 공사현장과 서울지하철 9호선 고속터미널역 등 최고난도 현장으로 꼽히는 곳을 거친 베테랑이기 때문이다. 최근 만난 김 상무에게선 어떤 지하철 및 지하구조물 현장도 자신 있게 시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전해졌다.

-올해로 경력이 어떻게 되나.

"25년 4개월인데 지하철 및 지하구조물 경력만 24년이다. 8년간 근무한 싱가포르 DTL2 921현장을 비롯해 서울지하철 9호선 고속터미널역, 6호선 안암∼월곡역, 7호선 중곡∼군자역, 부산 지하철 3호선 연산∼사직역 등 현장에서 몸담았다. 해외 공사 입찰에선 프로젝트 리스크와 적용 공법 등 시공관리 전반을 검토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싱가포르와 서울 지하철 9호선 공사현장은 최고난도 현장으로 꼽힌다고 들었다. 어떤 공사였나.

"지난해 3월 완공한 싱가포르 DTL2 지하철 2단계 921 공사구간은 공사 전부터 '역대 최고난도' 지하철 공사현장으로 꼽혔다. 싱가포르 3대 관광타운인 '리틀인디아'에 위치해 교통이 매우 혼잡했다. 싱가포르 육상교통청은 공사를 하면서 지상의 왕복 10차선 중 한 차선도 막지 않고 해달라는 조건을 붙였다. 왕복 10차선 가운데는 폭 20m짜리 수로가 지나고 있었다. 전체 공사 구간이 1㎞에 불과했지만 지반이 매우 약하고 지상 도로와 수로가 있어 지하 작업이 어려웠다. 일부 구간은 기존 지하철 노선의 3.5m 아래에 새로 선로를 뚫어야 했고, 문화재 보호시설과 가까웠다. 서울 지하철 9호선은 지하철 3호선 철로와 신설되는 9호선 정거장 사이 공간이 가장 좁은 곳이 15㎝에 그쳤다. 한 뼘 사이 공간을 두고 거대한 지하철 정거장과 선로가 오가는 상황이었다. 여기에다 신설되는 노선 플랫폼은 기존 노선 플랫폼에서 쉽게 환승할 수 있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공법을 적용했나.

"싱가포르 공사현장은 수로를 도로 옆으로 영구 이동시키고 공사 진척상황에 따라 10차선을 유지하되 도로를 계속 변경하는 '트래픽 다이버전(도로우회)' 공법을 적용했다. 수로 아래 40m까지 500여 개 H파일을 박고 그 위에 두께 1.7m 철제 구조물을 용접해 수로를 덮어 가설 도로를 만들었다. 그리고 옆에 있는 5개 차선을 수로 쪽으로 임시로 옮겼다. 원래 도로가 있던 곳에서 작업을 시작하며 공사 진척 상황에 맞춰 도로를 수없이 바꿔나갔다. 지반이 약한 곳은 지하 40∼60m까지 흙을 파고 벤토나이트를 섞은 용액을 채워 지반을 안정화시킨 후 철근망과 콘크리트로 이뤄진 지중연속벽을 지하철 노선을 따라 설치했다. 이외에 지반을 보강한 후 기계로 땅을 뚫어나가는 '나틈 공법', 지상에서 땅을 굳히며 지하로 깎아 나가는 '개착터널(오픈컷) 공법', 대형터널굴착기(TBM)를 이용해 파고 들어가는 공법 등을 적용했다. 고속터미널 정거장은 지반층이 약한 모래 자갈층인 데다 신세계백화점, 메리어트호텔 등 대형 건물과 상가가 밀집해 있는 점을 감안, 주변 시설물 보호를 위한 벽체 구조물을 설치하면서 터널을 굴착하는 TRCM 공법과 CAM 공법을 함께 적용했다."

-자신의 전문 분야를 꼽는다면.

"시공관리를 통한 원가절감이다. 지하철 공사현장에서 공종담당, 공사팀장, 현장소장을 거치며 해외 공사 입찰 시 프로젝트 시공 리스크와 적용 공법 등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관리하는 노하우를 쌓았다."

-아직도 건설업계 종사자라고 하면 해외에서 고생한다는 인식이 많다.

"국내외 현장을 막론하고 모두가 똑같이 고생한다. 해외라고 해서 더 어렵지는 않다. 싱가포르처럼 안전한 나라에선 가족과 함께 생활하며 근무할 수 있지만 그런 여건이 안 되는 나라도 많다. 하지만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고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며 국제적 안목을 기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국내에서 경험할 수 없는 새로운 도전과제를 해결하는 재미도 있다."

-올해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건설사는 수주가 회사의 존속을 결정하는 만큼 해외 공사를 수주하는 게 목표다. 개인적으론 소홀했던 운동을 열심히 할 생각이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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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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