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표심을 잃은 보수층과 유력 대권 주자를 잃은 자유한국당이 혼란에 빠졌다.
10% 안팎을 기록했던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은 다른 정당 대권 주자가 나눠 가졌고 유력 대권 주자가 사라진 자유한국당은 '공황' 상태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이 리얼미터가 매일경제·MBN의 의뢰로 황 권한대행의 불출마 선언 직후인 15일 오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전국 성인남녀 1015명 대상, 응답률 8.6%,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은 37.1%로 1위를 기록했다. 황 권한대행의 불출마 선언 이전(3월2주차 주간집계)에 비해 2.0% 포인트 상승했다.
각 정당 대권 주자들의 지지율 순위는 이전과 큰 차이가 없었다. 관건은 황 권한대행 지지층이 누구의 지지층으로 이동했느냐이다. 황 권한대행 지지층 중 가장 많은 32.4%는 자유한국당 대권 주자인 홍준표 경남지사 지지층으로 이동했다. 14.9%는 더민주 대권 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로, 11.6%는 국민의당 대권 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로 이동했다.
리얼미터의 3월2주 차 여론조사 결과에 비해 문재인·안희정·안철수 모두 지지율이 상승했다. 홍 지사의 지지율도 같은 기간 3.6%포인트 상승해 7.1%(5위)를 기록했다. 바른정당 대권 주자인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1.7%포인트 상승한 4.8%, 남경필 경기지사는 0.1%포인트 상승한 1.8%였다.
황 권한대행의 불출마로 보수 정당 대권 주자가 얻은 이득은 거의 없는 셈이다. 보수 정당 후보들이 단일화를 이룬다고 해도 지지율 합계는 10% 중반대에 불과하다. 문제는 이 같은 흐름이 대선 전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미 자유한국당 일각에서는 이번 대선 패배를 기정 사실화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더구나 자유한국당 내 일부 강성 친박 의원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서울 삼성동 자택을 잇달아 찾으면서 박 전 대통령의 '보좌팀'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자유한국당의 2차 분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내 친박(친박근혜), 비박(비박근혜) 의원들 간의 갈등이 대선 전 다시 불거지고 이 때문에 일부 비박 의원들이 '바른정당 행'을 선택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1월 말 행정자치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 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