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유 가격 '50달러선' 하락
WTI가격은 3일연속 40달러대
이달들어 유가하락 움직임 뚜렷
제품수요 증가로 정제마진 확대
재고평가 손실보다 긍정적 영향



[디지털타임스 박슬기 기자]국제유가가 이달 들어 잇달아 하락하고 있지만, 국내 정유사들은 양호한 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석유제품의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는 데다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제마진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미국에서 원유 생산량과 재고량, 시추 기수가 증가하면서 최근 2주 연속 하락했다. 중동산 원유 가격의 기준인 두바이유 가격은 13일(현지시간) 50.04달러로 약 석 달 만에 50달러 선으로 주저앉았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48.40달러로 3일 연속으로 40달러대를 이어가고 있다. 내달 미국의 7개 유전 지대에서 생산하는 셰일 원유량은 하루당 496만2000배럴로 이달보다 11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추정돼 유가는 추가 하락할 조짐이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 지역의 4월 원유판매가격 조정계수(OSP)를 배럴당 약 0.3~0.7달러 인하했다.



정유사들은 국제유가의 하락이 재고평가손실로 이어져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지만, 실적에 더 큰 영향을 주는 정제마진의 안정적인 모습에 한숨을 돌리고 있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5.5달러로 국제유가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전주와 같았다.

정유사들은 석유제품의 수요가 늘고 있어 정제마진은 당분간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 등 석유제품의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운임비 등의 비용을 뺀 금액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석유제품 수요는 하루당 9770만배럴로 전년보다 1.4%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석유제품의 공급은 위축해 국내 정유사 입장에서는 양호한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중국이 올해 자국 석유제품의 수출쿼터(허용량)를 전년보다 약 40% 감소한 1240만톤으로 잡았고, 일본 5개 정유회사가 내달부터 정제 설비의 정비에 들어가 전체 시장의 공급량이 줄 전망이어서다.

정유사들은 유가 하락에 따라 재고평가손실을 보지만 정제마진의 확대가 이를 만회하고도 남아 당분간 실적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 1분기 SK이노베이션·에쓰오일·GS칼텍스 등 정유 3사의 매출은 24조3799억원, 영업이익은 1조742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32.7%, 5.5%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했다. 앞서 국내 정유사들은 두바이유 가격이 2013년 105.3달러에서 2016년 41.4달러로 반 토막이 난 상황에서도 지난해 최대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는 정제마진이 6달러 초반대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기에 가능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중국·일본의 수출이 줄어 석유 제품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 정제마진의 강세를 기대한다"면서도 "거래처를 다변화하고 영업활동을 강화하는 등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슬기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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