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 꺾인 수입물가… 소비자물가도 진정되나

6개월만에 전월비 2.2% 하락
소비자들의 물가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아온 수입물가가 반년 만에 하락했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급락한 영향이다. 하지만 이 같은 내림세가 계속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017년 2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 잠정치는 83.12로 전달(84.98)보다 2.2% 하락했다. 수입물가지수가 떨어진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기조로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내면서 수입 물가도 내림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2월 원·달러 환율의 평균은 1144.92원으로 1월(1185.10원)보다 3.4% 떨어졌다.

수입물가를 용도별로 보면 원재료가 1.5% 하락했고 중간재는 2.5% 떨어졌다. 광산품 중 원유는 2.2% 하락했다. 중간재에선 음식료품(-4.3%), 전기 및 전자기기(-3.3%), 금속제품(-3.0%)의 하락 폭이 컸다. 자본재와 소비재는 각각 2.2%씩 내렸다.

수입물가는 생산자물가를 거쳐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소비자물가도 진정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월부터 4개월 연속 1%대를 기록하다가 올 1월엔 2%대로 올라섰다. 지난달엔 1.9%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수입물가의 내림세 전환이 소비자물가 하락으로 직결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환율 영향으로 소비재 수입 가격이 내려가면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는 데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자본재, 중간재 등은 전월 대비 가격이 하락했다고 바로 가격 조정을 하지 않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소비자물가 상승세 둔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은 조류인플루엔자(AI) 등으로 급등했던 농축수산물 가격 정상화라는 분석이다.

6개월 만의 수입물가 내림세가 앞으로 계속될지도 미지수다.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달엔 국제유가 하락이라는 물가 하방 요인과 미국 금리 인상이라는 물가 상방 요인이 공존해 있다. 정귀연 한은 물가통계팀 차장은 "지난달엔 원·달러 환율의 급락이 수입물가에 미친 영향이 컸다"며 "3월 수입물가는 유가와 원·달러 환율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공현정기자 kongh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