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 세로 1㎝, 두께 26㎛ 크기로 제작된 차세대 바이오패치의 구조체 모습으로,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굴곡진 세포 표면에 잘 달라붙는다. ETRI 제공
국내 연구진이 기계적 안정성이 우수하고 접촉성이 뛰어나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단위의 세포 표면에도 빈틈없이 잘 달라붙는 패치 구조체를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미 시카고대 연구팀과 공동으로 고분자 소재를 사용해 차세대 바이오 패치 구조체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바이오 패치는 생체 표면에 잘 붙게 하려고 얇게 만들면 기계적 안정성이 떨어져 쉽게 찢어지거나 돌돌 말리며, 한번 붙인 후 위치를 옮기거나 떼기 어려워 1회용으로만 쓸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액체가 고체 표면에 젖어들면서 빈틈을 메우는 '젖음현상'이 고체와 고체 사이에서도 생길 것이라는 데 착안했다. 이를 위해 다양한 거칠기가 공존하는 표면 위에서도 젖음현상이 일어나도록 폴리우레탄 아크릴레이트(PUA)라는 고분자 소재를 사용해 얇은 나노박막과 이를 지탱하는 마이크로 박막을 3층의 구조체로 만들었다. 이 구조체는 첫째 층부터 지름이 500㎛, 20㎛, 800㎚인 서로 다른 크기의 원형구조로 섞여 있는데 두껍고 큰 원형구조는 기계적 안정성을 높여주고, 얇고 작은 원형구조는 젖음현상을 일으켜 고체 표면에 잘 달라붙게 한다. 탈부착이 쉽고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기계적 안정성을 높이면서 수 ㎛ 크기의 세포 표면에 빈틈없이 달라붙게 제작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기반으로 가로세로 1㎝, 두께 26㎛ 크기로 패치를 제작해 매우 복잡한 손가락 표면과 나뭇잎, 돼지 피부, 사람 머리카락, 세포 수준의 굴곡이 있는 표면 위에 부착한 결과, 패치가 모든 표면에 물에 젖듯이 잘 달라붙는 것을 확인했다.연구팀은 사람 피부에서 생체정보를 모니터링하는 패치를 개발, 5∼10년 안에 상용화할 계획이다. 또 설계변수를 다양화해 젖음성과 접착력을 높이고, 대면적 공정을 개발해 생산단가를 낮출 계획이다.
이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에 실렸으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융합연구사업과 ETRI-KIST 협력사업의 지원을 받아 연구가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