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노재웅 기자] 신형 E-클래스를 앞세워 수입차 시장 독주체제를 구축한 메르세데스-벤츠가 BMW의 신형 5시리즈를 견제하기 위한 카드로 사륜구동 모델을 긴급 투입한다. 고성능 옵션을 기본으로 제공하는 5시리즈를 겨냥한 전략으로, 1위 자리를 내주지 않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할 수 있다.
12일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이달 초 주력 모델인 E220d에 사륜구동 시스템을 장착한 E220d 4매틱의 배기가스 및 소음 인증을 완료했다. 공식 출시는 이르면 이달 중순경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벤츠는 E-클래스 하나의 차종에만 총 9개의 제품군을 완성했다. 이 가운데 E 220d, E200, E300, E300 4매틱 등 4개 모델을 올 들어 2월까지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상위 1~4위에 나란히 올려놓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벤츠는 현재 가솔린 모델인 E300과 E400에만 사륜구동 시스템을 탑재했을 뿐, 주력 모델인 디젤 차량은 제품군이 비어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BMW코리아가 지난달 21일 공식 출시한 신형 5시리즈 가운데 디젤 엔진을 장착한 520d에 상시사륜 시스템인 x드라이브를 더한 모델을 주력으로 내세우면서, 벤츠 입장에선 '디젤 사륜' 모델의 투입이 불가피해졌다.
BMW는 특히 5시리즈 전 제품군에 국내 고객만을 위해 'M 스포츠패키지'를 기본 적용하는 강수를 두면서 보름 만에 사전계약 4000대를 돌파했다. 이는 BMW의 지난 1~2월 누적 판매 기록(5617대)과 맞먹는 수준으로, 벤츠의 독주를 가로막을 카드로 꼽히고 있다.
벤츠는 앞서 5시리즈의 공식 출시 이전에도 반주율주행 패키지를 기본 장착한 5시리즈에 대응하기 위해 E300에 반자율주행 기능을 기본사양으로 탑재하면서 기민한 대처를 보인 바 있다. 이전까진 E400 등 최고급사양에만 반자율주행 기능을 적용했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대대적인 판촉 할인이 적은 것으로 유명한 벤츠 딜러사들이 최근에는 이례적으로 할인을 확대하는 등 BMW 5시리즈와 경쟁의식이 상당한 것 같다"며 "다소 한 쪽으로 기울었던 두 업체의 시장 1위 경쟁도 이달부터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