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은행 신탁잔액 236조로 급증
신탁제도 활성화 방안 연내 마련
은행권, 차별화로 시장공략 박차

고령화와 저금리 기조 장기화 등 경제적 상황이 급변하면서 신탁에 대한 이용자들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금융당국도 연내 신탁제도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기로 하면서 신탁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은행권은 커져가는 신탁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차별화된 신탁상품을 선보이면 신탁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 신탁수탁액 규모는 2013년 245조원에서 지난해 9월 기준 348조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KEB하나와 KB국민, 신한, NH농협, 우리은행 등 주요 5대 은행의 신탁잔액은 2015년 192조원에서 지난해 말 212조원으로 증가했고, 올해 2월 말에는 236조원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은행권 신탁 규모가 급증하는 데는 예대마진으로는 더 이상 수익을 낼 수 없다는 판단에 비이자수익 확대 전략으로 수수료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신탁상품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계속되면서 이용자들도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신탁상품으로 눈을 돌리면서 신탁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신탁시장이 급성장하자 은행들은 차별화된 전략으로 시장 공략을 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금융권에서는 처음으로 유언 기능을 하는 유언대용신탁을 출시해 상속에 대한 고민이 많은 이용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또 고령층을 위한 치매안심신탁, 성년후견인지원신탁과 미성년자를 위한 안전장치를 갖춘 미성년후견지원신탁도 내놨다. 최근에는 고액 자산가 위주의 신탁상품에서 벗어나 보급형 상속상품인 가족배려신탁을 시장에 선보였다. 이 신탁은 본인 사망 시 장례와 세금, 채무상환 등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데다 납입규모도 낮춰 이용자의 부담을 확 줄였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보급형으로 출시된 가족배려신탁은 기존 리빙트러스트와 성년 및 미성년후견지원신탁 등 맞춤형 신탁과 함께 고령층의 상속 고민을 덜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신탁시장에 대한 보폭을 확대하고 있는 KB국민은행도 이용자 확대를 위해 맞춤형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치매와 노후에 대비할 수 있는 성년후견제도 지원 신탁과 함께 반려동물을 위한 펫신탁을 출시했고, 미국 달러화에 투자하는 특정 금전신탁 상품인 상장지수펀드(ETF) 신탁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수익률에 따라 이용자가 부담하는 신탁 수수료가 달라지는 ETF 신탁상품인 '착한신탁'을 판매하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주식과 ETF, 채권, 구조화상품 등 다양한 투자자산을 하나의 계좌에서 관리하는 맞춤형 신탁을 판매하고 있고, 우리은행은 상속과 증여에 초점을 맞춘 명문가문증여신탁과 위안화 신탁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NH농협은행도 지역 농·축협의 고수익 예탁금 상품에 투자하는 맞춤형 신탁과 환율과 국내외 주가지수 등에 연계한 ELT신탁을 선보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 속에서 경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어 수익률과 함께 안전성을 고민하는 이용자가 늘고 있는데 은행들이 내놓은 신탁상품들은 안전성이 높고 상속과 증여, 노후 대비 등 다양한 수요에 맞는 상품을 선보이고 있어 신탁시장에 대한 은행의 입지는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국기자 ceg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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