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는 노광철 한국세라믹기술원 박사팀과 허윤석 인하대 교수팀이 혈액, 림프액 등 인체의 체액을 통해 에너지를 저장하고 외장재 없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생체이식형 전지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최근 고령화와 만성질환자 증가로 인해 심박조율기, 삽입형 심장박동 모니터기, 척추신경 자극기 등 인체 기관을 보조하거나 모니터링하는 체내 삽입형 의료장치의 활용이 늘고 있다. 현재 쓰이는 장치들은 인체 내·외부의 전지로 전원을 공급한다. 하지만 외부전지로 전원을 공급할 경우 피부, 조직 등을 통과하면서 전선이 부식될 수 있고, 격한 운동이나 외부 충격 때문에 연결 부위에 병원균이 침입할 가능성이 있다. 인체 삽입형 전지도 용량이 제한적이라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재수술이 필요하고, 전지를 구성하는 전해액이 새어나가 인체 감염이나 독성을 일으키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몸속 체액을 전지의 전해액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전지는 체액 속의 나트륨, 칼륨, 칼슘, 염소 이온 등이 전극에 흡·탈착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전자의 흐름을 통해 구동되는 '슈퍼커패시터'다. 슈퍼커패시터는 축전용량이 매우 큰 에너지 저장장치로, 일반적인 2차전지에 비해 에너지 밀도는 적지만 순간적인 고출력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노광철 박사는 "전지 교체를 위한 번거로운 수술 없이 반영구적으로 안정적인 전원 공급이 가능한 생체삽입형 전지를 개발했다"며 "나노 의료기기 개발과 보급을 현실화할 원천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나노 에너지'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