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길 `어느날` 세상 나 혼자만 볼 수 있는 천우희를 만나다

연기파 배우 김남길과 천우희가 무거움을 떨치고 밝은 로맨스로 찾아왔다

7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영화 '어느날'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연출자 이윤기 감독과 배우 김남길, 천우희 등이 참석했다.

'어느날'은 혼수상태에 빠진 미소(천우희)의 영혼을 자신 혼자만 볼 수 있게 된 남자 강수(김남길)의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로맨스 영화다.

이 감독은 "내가 가진 색깔로 연출할 수 있는 작품인지 1년 이상 고민했다"며 "장르가 다를 뿐 내가 가진 색깔은 어딘가 들어가 있어 관객이 한층 편하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길은 아내를 잃은 후 아픔을 안고 살아가다 미소의 사건을 맡게 되는 보험회사 과장 강수를 열연했다. 그는 "처음엔 시나리오를 보고 '어른동화' 같아 못 하겠다고 했지만 이윤기 감독의 감성과 정서에 대해 믿음이 있어서 함께 작업을 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천우희는 선천적으로 앞이 안 보이지만 밝은 마음을 잃지 않는 미소 역을 연기했다. 천우희는 "미소가 처한 상황이 복잡하고 현실적이지 않지만 아픔 속에서 꿋꿋하게 살아가는 사랑스럽고 밝은 친구"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도 처음에는 조금 간지럽다는 생각이 들어 출연을 못 하겠다고 했다"면서 "감독과 김남길이 '한국에서 허리 역할의 작품이 없다'고 해 내가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김남길과 천우희의 첫 만남은 어땠을까. 김남길은 "천우희가 첫 만남에 트레이닝복을 입고 와서 여자 김남길인 줄 알았다. 나도 평소에 트레이닝복을 자주 입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천우희는 "촬영장에 꾸미고 가지 않고 편하게 가는 스타일"이라며 "김남길이 나와 같은 부류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비슷한 나이 대의 남자 배우와 호흡을 맞춘 것은 처음인 그는 "남길 오빠는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매력이 있어 조금은 마음 편하게 호흡을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김남길도 "천우희와 서로 주고 받는 게 잘 되니 내가 진짜 여배우 복이 많구나 싶었다. 그 나이 대 여배우 중에서는 천우희가 최고인 것 같다"고 극찬을 했다.

아픈 마음의 상처를 가진 사람들을 치유할 영화 '어느날'은 오는 4월 개봉 예정이다.



백승훈 기자 monedi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