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41억5100만달러 매출기록 2위 도시바를 62억달러 앞질러 역대 최대 매출 격차로 따돌려 부가가치 높은 3D낸드 양산기술 조기확보·판매비중 빠르게 높여 "매각 앞둔 도시바 양산 어려움"
삼성전자 3D 낸드플래시 반도체. 사진=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박슬기 기자]삼성전자가 지난해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에서 2위 도시바를 역대 최대 매출 격차로 따돌리며 시장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올해도 낸드 플래시 시황이 좋은 데다 경쟁자인 도시바가 매각 문제로 흔들리고 있어 이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로 자리 잡은 삼성전자의 입지는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낸드플래시 사업에서 141억5100만달러(약 16조3430억원)의 매출로 78억9800만달러(약 9조1222억원)를 기록한 도시바보다 62억5300만달러 이상 앞서며 시장 1위를 차지했다.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1, 2위의 매출 차이가 60억달러 이상 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년과 비교하면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매출은 34% 늘어난 데 비해 도시바는 18.4% 증가하는 데 그쳐 차이가 더 커졌다.
삼성전자가 시장 2위와 격차를 확대할 수 있었던 것은 부가가치가 높은 3D 낸드플래시 양산기술을 조기에 확보하고, 판매 비중을 빠르게 높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낸드 시장 독주 체제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반도체 업계는 보고 있다. 2013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3D 낸드 양산에 성공한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4세대(64단) 3D 낸드를 양산하기 시작했고 지난 2월부터 512Gb 제품을 출시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기술격차를 확대하고 있어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4세대 낸드를 현재 거래처에 공급하기 시작한 것으로 안다"며 "요구하는 물량이 워낙 많아 다 충족하지 못하고 있지만, 앞으로 공급량을 늘려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3D 낸드 사업에 속도를 내는 것과 달리 경영난을 겪고 있는 도시바는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겉으로는 3D 낸드 투자를 확대한다지만 실제로는 개발이 더디고 양산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시가현 요카이치에 8000억엔(약 8조원)을 투자해 3D 낸드 설비를 증설할 계획이지만 제대로 이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더구나 도시바가 미국 원전사업에서 낸 7000억엔(약 7조원) 규모의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반도체 사업의 지분 매각까지 추진하고 있어 삼성전자를 추격하기에는 버거운 상황이다. 도시바는 4월 1일 분사하는 '도시바메모리'의 지분 매각과 관련해 오는 29일까지 제안서를 받는다. 오는 6월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각국의 독점금지법 등의 심사를 거치면 내년 3월 말 매각을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도시바가 현재 낸드 사업에 투자할 여력도 안 되는 데다 지분 매각까지 추진하고 있어 올해 삼성전자의 시장지배력은 더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